열정만큼은 ‘예능’아닌 ‘다큐’…’골 때리는 그녀들’ 제3회 슈챌리그 개막 [종합]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3.03.07 12: 40

 땀과 열정이 가득한 ‘골때녀’가 제3회 슈챌리그 개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28일 ‘골때녀’ 고인돌 스타디움에서는 SBS 제3회 슈챌리그 ‘골 때리는 그녀들’ 미디어데이가 진행됐다.
이번 시즌은 슈퍼리그와 챌린지리그를 동시 진행하는 ‘슈챌리그’로 진행된다. 슈퍼리그는 6개의 팀이 조별 예선을 치뤄 상위 4팀이 4강 토너먼트를 진행하게 되고, 챌린지리그는 4팀이 풀리그를 통해 승격 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취재진에게 공개된 경기에는 FC액셔니스타와 FC불나방의 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선수들의 열정만큼은 예능이 아닌 ‘디큐멘터리’를 방불케했다.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성훈 CP는 새 시즌을 앞둔 소감에 대해 “선수들과 감독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땀을 흘리고 있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반복되는 경기들 속 새로운 이야깃거리와 스타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김화정 PD는 “경기를 치르는 곳에 직접 모시게 되어 영광이다. 100명 가까이 되는 출연진들이 이곳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200분이 넘는 스태프분들도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다. 현장감을 느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첫 시즌부터 출연진과 함께 달려온 배성재도 소감을 전했다. 그는 “처음 ‘골때녀’ 파일럿 때는 ‘예능을 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갔는데, 명절 특집 ‘명량운동회’ 류의 녹화와는 달랐다”라며 “처음 공을 차는 분들이신데도 엄청난 집중력으로 경기를 하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텐션이 올라갔다.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고, 파일럿을 지나 정규 편성이 되고, 선수들의 실력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정말 보람을 느꼈다. 스포츠 캐스터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월드컵 중계하는 마음과 똑같이 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감독들 역시 다짐과 소감을 전했다. FC구척장신 모범석 감독은 “예능이라고 하지만 저에게는 다큐같은 프로그램”이라며 “선수들과 열심히 훈련하면서 승리하기 위해 부던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더 재밌는 축구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 전략에 대해 “작년과는 조금 달리 전방압박을 할 예정”이라며 “송해나 선수도 있고, 허경희 선수도 있어서 ‘닥공’ 축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FC개벤져스 이영표 감독은 “오늘 팀에게 정말 이기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게 우리들의 진심이고 시청자분들이 저희 골때녀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 점이 아닐까 싶다”라며 “이 프로를 하면서 느끼는 건, 대한민국 여성들이 대단하시다. ‘골때녀’를하며 잘하는 건 중요치 않고, 최선을 다하면 거기에서도 감동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의 전략에 대해서는 “사실 감독 끼리는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경기장 안에서 전술이나 수신호를 한두 번 사용하면 서로 다 간파를 해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 축구방법이 두가지다. 하나는 내가 잘하는 거, 남을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내가 잘 할 수 있으면 좋지만, 저희보다 강한팀은 항상 있기 때문에 남이 강하면 남을 못하게 하면 된다”라며 “제가 사실 ‘골때녀’ 최초 10승, 최다승 감독인데, 잘해서 됐다기보단 남을 못하게 해서 됐다는 걸 최초로 밝히게 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FC월드클라쓰 이을용 감독은 “이번 시즌은 잘 이끌어서 우승이 목표다. 시청자분들께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손이 간다는 게 혹시 ‘을용타’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MC 배성재의 질문에 “한 번씩 욱하긴 하더라”라고 웃음을 보였다. 또한 “작년에는 4위를 해서 부족한 점을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파악했다”라며 “일단 이번 시즌은 좀 뛰는 축구, 상대보다 체력보다 우위를 점해 전방 압박을 해 상대가 실수하면 득점하는 방향으로 잡아볼 것이다. 수비가 곧 압박이고 공격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면에서 훈련을 많이해서 상대보다는 더 많이 뛰는 축구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FC탑걸 김병지 감독은 “드디어 미디어데이까지 오다니, ‘골때녀’가 도대체 어디까지 갈까 걱정된다. 월드컵까지 나가는 것 아닌가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선수들도 그런 느낌으로 운동하고 있어서 부담이 된다. 성적 때문에 이렇게 힘들지는 몰랐다. 책임감도 크다. 남아있는 시간동안 잘 이끌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태껏 FC탑걸은 계획되어 있는 플레이를 잘 해서 우승을 했다. 이번 시즌에는 자율적인 축구를 강조하고 있다”라며 “이전에는 정해진 사람이 정해진 번호에서 플레이를 했다면, 이번에는 먼저 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자율적으로 움직여서 플레이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의지도 결연했다. FC구척장신의 송해나는 “저번 시즌에는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엔 올라갈 길만 남았고, 내려올 길은 없을 거다. 특히 ‘구척장신’이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올라오지 않았나. 이번 시즌도 최선을 다해 우승을 노려보겠다”라고 전했다. FC개벤져스의 김승혜는 “이번 시즌에 개벤져스가 슈퍼리그에 어렵게 올라왔다. 단상 위에는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3위보다 위, 우승을 한 번 목표로 달리고 있다. 물론 감독과 선수들과는 이야기하지 않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FC원더우먼의 부주장 김가영은 “마지막 경기 강등전에서 살아남아 지옥에 다녀온 팀”이라며 “특히 이번에 새로운 선수가 수급되며 큰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기 때문에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FC월드 클라쓰의 사오리는 “지난 시즌에는 4위를 했다. 자존심도 상하고 정말 속상했는데, 그 성적 덕분에 이 악울고 진짜 마지막 슈퍼리그라고 생각하고 하겠다”라며 다짐했고, FC 발라드림의 서기는 “지난 승강전에서 아쉽게 패해서 챌린지리그로 강등됐다. 그만큼 새 감독님과 독리르 품고 슈퍼리그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시 올라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FC국대패밀리의 황희정은 “최근 부상이 있었는데, 많이 회복을 해서 훈련도 열심히 하는 중”이라며 “저는 축구를 20년간 봐왔고, 관련 업계에서 일도 해 축구란 항상 가까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직접 해보니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있었다. 눈으로 봤을 때는 몰랐던 것들도 좀 더 이해하게 되었고, 동생(황희찬 선수)이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 부상을 당했을때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도 깨달았다”라고 언급했다.
새로운 얼굴들의 열정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시즌에 새로운 팀 FC스트리밍파이터로 합류하게 된 심으뜸은 “챌린지 리그의 가장 밑바닥, 언더독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잃을 게 없는 팀이다. 얼마나 무서운 팀인지 보여 드리도록 하겠다”라며 “저희 팀이 평균 연령이 젊은 편이다 보니, 다들 부상을 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신력이 대단하다. 특히 감독님이 멤버들을 ‘체력왕’으로 키우려고 하고 계시니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지난 시즌 슈퍼리그 우승팀인 FC 탑걸에 새롭게 합류한 공민지는 “확실히 축구와 춤은 너무 다른 것 같다. 이제 30살, 만으로는 29세가 됐는데, 20대의 마지막과 30대의 시작을 축구로 할 것. 목표는 별 하나를 더 달아서 디펜딩 챔피언이 되는 것”이라며 는 “‘골때녀’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라며 “주장인 채리나 언니가 ‘축구는 인생이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이곳에서 직접 보고 뛰면서 희로애락을 느끼고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FC 불나방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 채연 역시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이제 막 투입되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지만, 잠재된 능력을 발휘해 막강한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팀 분위기는 계속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여러가지로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라며 “열정 넘치는 박선영 주장님을 따라가기에는 제가 너무나 햇병아리다보니 안타깝다. 또 제가 들어가자마자 나이로는 서열 2위더라. 어린 나이가 아니다 보니 동생들과 으쌰으쌰 하느냐고 열심히 맞춰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만 해도 ‘예능하듯이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모든 분들이 열정을 가지고 독하게 하고 계셨다. 내가 엔간히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감독님들도 그렇겠지만, 선수들끼리도 이야기하면서 라이벌 의식이 점점 생겨서 정말 연습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들리는 바로는 주 7일을 공을 차는 친구들도 있다고 한다. 저도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골때녀’를 접한 뒤 선수들은 많은 점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김가영 “원래도 승부욕이 있는 편인데, 축구가 그 승부욕을 가장 크게 끌어올리는 스포츠인 것 같다. 경기하면서도 ‘내가 왜 이렇게까지 공을 따라가고 있지?’ 생각해 보면 모르겠다”라고 웃었다. 이어 “얼마 전에는 경미한 교통사고가 있었다. 그런데 부딪히는 순간 든 생각이 ‘나 경기 뛸 수 있나?’였다. 또 신기하게도 마침 그때 키썸이 영통이 왔는데 ‘다리는 괜찮아?’라고 처음 얘기하더라”라며 “저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집에 들어가면 원래 아버지가 ‘일 잘하고 왔니’ 라고 물어봐주셨는데, 요즘은 ‘오늘은 어디서 공차다 왔니’라고 하신다. 주변 분들도 ‘나영씨 날씨 어때요?’ 했다면, ‘축구 잘하고 계세요?’라고 물어보신다”라고 전했다.
심으뜸은 “일상이 정말 많이 변했다. ‘골때녀’에 들어온 지 한 달 조금 넘었는데, 기존에도 바쁜 스케줄이었는데 축구가 시작하고 싶어서 들어와 스케줄 정리만 하루에 2시간씩 한다”라며 “아직 기본기가 없다보니 이틀만 연습을 안 해도 볼 터치가 어색해진다. 그래서 주 5~6일을 하고 있는데, 아침 6~7시부터 오후 1시까지 개인 연습을 끝내고 4시간 이상 팀 연습을 한다. 저녁 먹고 다친 곳을 케어하면 하루가 끝낸다. 하지만 저희는 신생팀이니 깨어있는 모든 순간을 연습이 필요해 일상적으로 시간을 할애하는 게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부상 위험에 대한 우려는 없었을까. 심으뜸은 “부상이 무섭고 부담됐다면 ‘골때녀’에 합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히 답했다. 이어 “대기실에서도 발톱이 몇 명이 빠졌고 이런 이야기를 계속하는데, 저도 발톱이 없다. 지난 경기에서는 허벅지에 공을 맞아 멍이 남았는데, 그대로 바디프로필도 찍었다”라고 부연했다. 황희정 역시 “저는 ‘골때녀’ 합류 후 인대 파열이 두 번이나 있었다. 아직도 회복 중이지만, 다치고 나서 너무 아픈데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내일 경기 어쩌지?’, ‘빨리 나아서 훈련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동의했다.
그렇다면 ‘골때녀’를 향한 열정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송해나는 “사실 시즌 1, 2를 하면서는 나갈 때마다 ‘내가 이걸 왜 해야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몸도 마음도 아프고, 못하는 저를 써야 하는 감독님도 힘들었을 거다. 그만큼 연습도 많이 해야 했고, 모델 활동도 해야 해서 스케줄 조정에도 문제가 많았다. 나중에는 연습 때문에 회사에 일정을 없애달라고 했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어 “가장 큰 원동력을 꼽자면, 그간 모델로 활동하면서 혼자 일을 하는 입장이었다면 ‘골때녀’에서는 팀원들과 함께한다는 게 좋아 어떻게든 팀 안에서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그러다 보니 연습량도 많아지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서기 역시 “발라드림 멤버들이 혼자서 무대를 하거나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골때녀’를 하면서 팀워크라는 걸 하게 되었다. 또한 훈련을 하면서 직업적으로 노래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데 축구로 다 풀어내고 있더라”라며 “축구 덕분에 더 건강해지는 느낌도 많이 받고, 모든 멤버들이 다 밝아졌다. 다들 승부욕도 올라가서 더 열심히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동의했다.
‘골때녀’가 인기를 끌며 축구를 보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1년 새에 여성 축구팀이 잇따라 창단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는 ‘골때녀’를 통해 풋살에 입문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축구의 입문을 앞둔 여성들에게 채연은 “사실 저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풋살에 관심이 많았는지를 몰랐다”라며 “그래서 조금만 검색해 보면, 동네 어딘가, 축구장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풋살을 하고 있다. 그러니 공 몇 번 차보고 말걸고 해보시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예전에는 남자들의 조기 축구회 모임 같은 게 부러웠었는데, 여성분들도 함께 운동하면 서로 힘도 되고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추천했다.
김가영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열정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열정이 있으면 삶의 활력소가 생기는데, 축구를 정말 추천한다”라며 “현재 저는 토요일, 일요일 동호회 두 팀에 속해있다. 일주일의 마무리를 축구로 하는 셈인데, 피곤해도 사람들을 만나면 기분이 너무 좋고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다 날아간다. 연애는 좀 힘들 수는 있겠지만, 축구만이 주는 기분이 있어서 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매주 수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yusuou@osen.co.kr
[사진] SBS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