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와 ‘나는 신이다’가 대중에게 주목받으면서 두 작품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 ‘나는 신이다’는 JMS(기독교복음선교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인물들이 논란에 휩싸이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 ‘더 글로리’ 학교폭력 논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으로 인해 영혼까지 파괴당한 한 여자 문동은(송혜교 분)이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해 12월 30일 파트1이 8부작으로 공개돼 큰 인기를 얻었고, 이달 10일 파트2 8부작이 공개된 후 신드롬급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에 대한 김은숙 작가의 진심 어린 고민에서 시작됐다. 딸에게 “내가 죽도록 맞고 오는 게 나을 것 같아? 때리고 오는 게 나을 것 같아?”라는 질문을 들은 김은숙 작가는 이를 계기로 실제 현실에서 지옥 같은 경험을 하고 있을 학교 폭력 피해자들을 위로하고자 ‘더 글로리’를 집필했다.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의 실상을 드라마라는 장르를 통해 적나라하게 그리며 학교폭력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를 높였다. 이에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학교폭력을 주제로 이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을 섭외하고 방송에 출연한 그들이 들려준 고통과 피해는 크게 충격을 주며 화제가 됐다.
그런데 ‘더 글로리’를 연출한 안길호 감독이 정작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것이 밝혀져 더 큰 충격을 줬다. ‘더 글로리’ 파트2 공개 당일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헤이코리안의 한 글쓴이가 1996년 필리핀 유학 시절, 당시 고3이었던 안길호 감독 일행들로부터 친구 한 명과 함께 심한 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당시 안길호 감독의 여자친구를 놀렸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며 “고3 학생들이 중2 학생 2명을 인적이 없는 데서 폭행한 게 정당화될 수 있는 일인가. 지금이라도 제대로 사과하고 반성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논란 초반에 안길호 감독 측은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를 무리 지어 때린 기억은 없다”고 부인했지만 논란이 불거진 지 3일 만에 사과했다. 안 감독은 법무법인을 통해 “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마음 속 깊이 용서를 구합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뵙거나 유선을 통해서라도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좋지 않은 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송구합니다”고 사과했다.
JTBC ‘피크타임’도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0일 출연자 김현재가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이며 제작진이 사실 관계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김현재가 먼저 하차 의사를 밝혔다. 김현재는 학교 폭력 의혹을 재차 부인하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폭로자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
‘피크타임’ 측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이번 사안에 대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실 관계 파악에 신중을 기하고자 했다. 오늘(13일) 제작진은 단시간 안에 명확하게 종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논의 끝에 김현재 군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 ‘나는 신이다’ JMS 논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는 지난 3일 공개 후 후폭풍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나는 신이다’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교주 정명석과 오대양 사건의 박순자, 아가동산의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등 자신을 ‘신’으로 칭하며 신도들의 삶을 지옥으로 내몬 이들을 조명한다. 조성현 MBC PD가 연출한 다큐로, 지금껏 방송에서 다루지 못했던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공개된 후 반(反) JMS 단체 대표인 김도형 교수가 KBS1 ‘더 라이브’에 출연해 KBS PD와 KBS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여성 통역사가 현직 신도라고 폭로하고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 PD는 MBC 내부에도 신도가 있을 거라고 밝혔다. 충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 DKZ의 경윤의 부모와 배우 강지섭 또한 JMS 신도 의혹에 휩싸였다.
경윤 소속사 소속사 동요엔터테인먼트 측은 “경윤 역시 방송 내용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으며, 가족들이 운영하던 업체는 즉시 영업을 중지함과 동시에 특정 단체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확인해 탈교 및 향후 어떠한 관련도 없을 것임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경윤은 한 매체와 관련 인터뷰를 하며 탈교했다고 확인시켜주며 눈물로 오해에 대한 억울함과 힘든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강지섭은 5년 전 JMS를 탈퇴했다고 밝히며 “그들의 사악한 행동을 알게 된 후, 순수한 마음에 함께 했던 분들이 피해를 입지 않길 바랐고 걱정했다. 다시 한번 아픔을 갖게 된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도 한 명의 피해자로서 마음 속 깊이 공감하고 그로 인해 더 이상의 아픔이 없길 바란다”고 탈교 사실을 전했고 더불어 예수 액자로 보이는 물건을 찢으며 탈교를 인증하고 개인 계정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하지만 탈교가 거짓이라는 의혹이 또 불거졌다. 논란을 모면하기 위해 모사(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거짓말) 아니냐는 것. 강지섭 측은 OSEN에 “처음 JMS 논란이 나왔을 때부터 차일피일 핑계 대고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미 5년 전에 탈교했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대로 얘기한 것”이라며 “강지섭의 말처럼 일반적인 교회인 줄 알고 갔다가, 그 이후에는 그만뒀고 현재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런데도 계속 의혹이 나오니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개인 계정을 닫은 이유에 대해서는 “SNS에 다른 지인들도 많았는데 혹시나 본인 때문에 피해를 입을까 봐 그렇게 했다”며 JMS 이후 악플로 인한 피해가 크다고 호소했다.
‘나는 신이다’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에 이어 아가동산 교주 김기순 측이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지난 13일 넷플릭스 측 관계자는 OSEN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에 대한 협업마을 아가동산 측의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이 서울중앙지법에 제출된 것을 확인했다”며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가 진행 중인 만큼 추가적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다큐멘터리 공개 전 JMS 측도 서울서부지법에 ‘나는 신이다’의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더 글로리’, ‘나는 신이다’과 관련해 방송계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논란이 대중에게 충격 그 이상으로 다가가고 있다. 두 개의 작품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데다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이슈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angsj@osen.co.kr
[사진] OSEN DB, 넷플릭스,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