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가 매 작품마다 새로운 연기 변신을 하면서 ‘믿고 보는 배우’를 증명했다.
지난 1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에서 송혜교는 학창시절 끔찍한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뒤 가해자에게 처절한 복수를 하는 문동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송혜교는 학교폭력 피해자를 맡아 자신의 흉터를 주여정(이도현 분)에게 보여주는 노출부터 자신의 첫 가해자인 모친에게 분노의 포효를 보여주면서 감탄을 자아냈다.
‘더 글로리’를 통해 송혜교는 명실상부한 드라마퀸 자리를 견고히 했다. 그는 ‘순풍산부인과’를 시작으로 ‘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 등 주인공으로 출연한 작품을 줄줄이 흥행시켰고,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노희경 작가와 손을 잡아 대중성에만 집중하는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그들이 사는 세상’를 마무리한 송혜교는 2011년 영화 ‘오늘’에서 자신의 생일날 약혼자를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로 잃은 다큐멘터리 PD 다혜를 연기했다. 그는 용서해주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죽은 약혼자도 용서해주길 원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탄원서를 써주지만 ‘용서’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가해자의 근황을 알게 됐다. 결국 다혜는 가해자를 용서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또다른 피해자의 탄생에 괴로워하는 캐릭터.
기존에 선보였던 연기와 달리 주제의식을 전하는 영화로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던 송혜교는 5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며 다시 노희경 작가의 손을 잡았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통해 시각장애를 가진 대기업 상속녀 오영을 연기했다. 송혜교는 부모의 이혼과 오빠와의 결별, 갑자기 찾아온 시각 장애로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사는 여자 오영을 통해 풍부한 감정 변화부터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송혜교는 촬영 전 복지관을 방문해 시각장애우와 함께 생활하면서 간접경험을 했고, 복지사들의 조언을 토대로 캐릭터의 틀을 잡았다. 노희경 작가 역시 송혜교에게 “시각장애우라는 선입견에 갇히지 말고 틀을 깨달라”고 주문했고, 복지사 역시 “시각장애우도 멋부리고 예뻐보이고 싶어하는 마음은 똑같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는 게 어색한 일이 아니”라고 조언했다고.
이후 오영 캐릭터를 구축한 송혜교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기를 선보였다고 극찬을 받았다. 그리고 2023년, 송혜교는 자신의 대표작과 캐릭터를 새로 썼다. 고등학교 시절, 끔찍한 학교 폭력의 피해를 입었던 문동은을 연기하며 가해자 무리에 복수하기 위해 평생을 바치고,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차근차근 다가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과거 피해로 인해 고통을 받아 괴로워하면서도 세상에 무미건조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냈고, 담담하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울부짖는 장면에서는 공감을 얻으며 시청자들을 화면 속으로 끌어 당겼다.
이처럼 송혜교는 단순히 흥행을 보증하는 배우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연기 변신을 통해 매번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 그의 도전정신이 ‘더 글로리’를 글로벌 흥행작으로 만들었고, 함께 출연한 배우들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더 글로리’를 마친 송혜교는 OTT시리즈 ‘자백의 대가’를 차기작으로 검토하고 있다. '자백의 대가'는 살인사건을 둘러싼 두 여성의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송혜교는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면서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미술 교사 안윤수 역을 제안받았다. 그가 보여준 도전정신이 빛을 발하면서 다음 작품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yki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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