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기본? 동거·별거까지..사생활 예능 어디까지가나[Oh!쎈 초점]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3.28 21: 05

예능프로그램의 수가 많아지고 플랫폼 역시 다양해 지면서, 방송사마다 새로운 포맷을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시청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남에따라 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보다 흥미로운 소재를 발굴해내고자 하는 것. 하지만 그 결과, 예능프로그램들이 점점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대중은 타인의 결혼이나 이혼, 출산 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높다. 더군다나 그 대상이 연예인일 경우 관심도는 배가 된다. 그렇기 때문일까, 어느 순간부터 TV만 틀면 연애는 물론 결혼과 이혼 스토리를 담은 '사생활 예능'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KBS2 '살림하는 남자들' 등 결혼 예능은 물론이고, 이혼 스토리를 소재로 잡은 '우리 이혼했어요2', '신발벗고 돌싱포맨'과 같은 예능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연예인들의 자녀나 가족들이 노출되는 건 이제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며, 개중에는 신혼여행 현장까지 담아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더군다나 그 영역은 연예인을 넘어 일반인까지 확대돼, 일반인의 연애와 결혼, 이혼까지 아예 일반인의 사생활을 다룬 예능도 늘어났다. ENA, SBS Plus '나는 솔로', MBN '돌싱글즈', 티빙 '환승연애'와 같은 연애 리얼리티는 물론이고 지난해에는 이혼 위기에 직면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티빙 '결혼과 이혼사이'가 공개됐다. 그런가 하면 MBN '고딩엄빠' 시리즈는 10대에 부모가 된 고딩엄빠들의 이야기를 그린다다. 아직 20대 초반의 어린 일반인 출연진들이 나와 10대 시절 겪었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스토리를 공유하는가 하면,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방송에 내보내기도 했다.

특히 '고딩엄빠'의 경우 청소년의 임신과 출산을 다룬다는 점에 있어서 방영 전부터 많은 우려를 샀다. 더불어 아직 나이가 어린 일반인의 사생활을 대중매체에서 노출시키는 것이 도의적인가에 대한 문제도 뒤따랐다. 그 결과 실제 출연진 중 자극적인 연출로 피해를 호소하거나, 악성 댓글에 상처를 받는 사례도 등장했다.
연애, 결혼, 출산, 육아, 이혼 등 사생활 예능은 나아가 동거까지 영역을 넓혔다. 지난 1월부터 방송 중인 채널A '결혼 말고 동거'는 결혼 전, 또는 결혼 대신 동거를 택한 실제 커플들의 동거 스토리를 담았다. 동거가 잘못된 행위는 아니지만, 다소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동거라는 소재에 대한 우려는 피할수 없었다. 
뿐만아니라 채널A 측은 '결혼 말고 동거'와 시리즈 격인 '이혼 말고 별거' 제작을 확정 짓고 론칭을 준비 중이다. 최근 결혼 전 동거를 택하는 커플이 늘어나는 것처럼 이혼을 대신해 가족구성원을 그대로 가저가면서 별거를 하는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한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고자 한 것. 이밖에도 사유리와 같은 미혼모의 이야기를 담은 '결혼 말고 출산' 등 새로운 형태의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프로그램들은 모두 출연자들의 동의 하에 촬영이 진행되며, 불순한 의도로 제작된 것 또한 결코 아니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로 인한 범죄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사생활이 단순히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예능프로그램'의 요소로 사용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고민도 뒤따른다. 더군다나 그 대상이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까지 확장되고 있는 만큼 방송 내에서 개인의 사생활 노출이 어디까지 용인될수 있고, 어떻게 다뤄지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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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티빙, 채널A, TV조선,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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