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히어로 다른 재미다.
영화 ‘범죄도시’ 속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드라마 ‘모범택시’ 속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성격과 일 처리 방식에서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가졌지만, 사회정의를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정의 구현 액션 히어로로서 활약하고 있다.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두 영화와 드라마 모두 국내외 인기 작품으로 자리매김하며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처음 시작된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는 주먹 한 방이면 해결하는 일명 괴물형사 마석도와 인간미 넘치는 든든한 형사반장 전일만(최귀화 분) 등 강력반 형사들의 조폭 소탕 작전을 그려 누적 관객 688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5년 만인 2022년 속편으로 돌아온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 역시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범죄를 저지르는 빌런 잡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스릴감 넘치게 담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무려 1269만 명의 관객을 동원,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배우 마동석의 기획 제작을 거쳐 범죄액션 시리즈로 거듭난 ‘범죄도시’는 올해 3편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며 4편의 촬영도 진행 중이다. 마동석은 언론시사회를 통해 향후 8편까지 제작할 계획을 밝혔던 바.
그런가 하면 이제훈표 히어로로 사랑받고 있는 드라마 ‘모범택시’(2021~2023)시리즈를 향한 시청자들의 열기가 뜨겁다.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범죄를 통해 ‘무엇이 정의로운가?’에 대한 해답을 탐구하며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기에 대중의 열띤 지지를 얻은 것이다.
이제훈과 마동석이 표현한 액션 히어로는 각각 스타일이 다르다. 강력한 펀치를 최대 미덕으로 가진 마동석의 마석도는 유쾌한 입담을 기반으로, 악인을 처리할 때만큼은 진지한 태도로 일관한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날린 회심의 한 방이 가슴 속 체증을 날려 후련함을 선사한다.
마동석은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유쾌한 입담을 잃지 않는 마석도 캐릭터를 맛깔나게 그리며 그간의 히어로 스타일을 완전히 뒤바꿨다.
한편 이제훈이 그린 히어로 김도기는 세련되고, 도회적인 느낌이 드는 진지한 청년이다. 배우 이제훈이 가진 매력을 반영한 것인데, 진지하고 착실하기만 했던 시즌1에서 발전해 시즌2에서는 장난기 섞인 기운까지 발산하며 캐릭터를 매혹적인 매력으로 가득 메웠다.
이처럼 ‘모범택시’와 ‘범죄도시’ 시리즈는 듣도 보도 못한 각종 사회 범죄들이 기승을 부리는 탈진실의 시대에, 법망을 교묘하게 피하는 희대의 빌런들을 직접 처단하며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이에 막연한 두려움과 선입견을 깬 히어로들이 악행을 처단하는 순간을 극적으로 포착해 통쾌하게 그려낸 역작이라고 부르고 싶다.
호통으로 일관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김도기 기사와, 마석도 형사. 작품 속 두 명의 주요 인물이 가진 명확한 개성이 시리즈를 지탱하고 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휴머니즘과 코믹의 색채가 짙어지는 경향은 있지만 사회 정의를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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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영화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