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문자 투표 조작 사건으로 담당 PD가 옥살이를 한 방송계 초유의 사건. ‘오디션 명가’ 엠넷은 이 오명을 지우기 위해 지난 4년간 공정성을 누구보다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PD의 재입사로 다시금 도마 위에 올라 사과를 전했다. 현재 그의 재퇴사를 놓고 논의 중이다.
한때 ‘워너원의 아버지’로 불리며 승승장구했던 안준영 PD는 '프로듀스' 시즌1부터 시즌4까지 연출하면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심지어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혐의까지 더해져 대중의 공분을 샀다.
검찰은 안준영 PD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3600여만 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검찰과 안준영 PD 양측 모두 1심 판결 결과에 불복하며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다. 그러나 대법원 역시 1심과 동일한 판결을 내렸다. 그렇게 안준영 PD는 2021년 11월, 징역 2년형을 마치고 만기 출소했다.
그러는 사이 엠넷은 무너지 오디션 명가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애썼다. 특히 지난 2월 ‘보이즈 플래닛’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신영 PD는 “투표 받는 오디션 예능 최초로 독립 외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런 시도는 제작과 투표 과정을 분리해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던 바다.
이어 그는 “데뷔조가 결정되기까지 100% 스타 크리에이터의 투표로 결정된다. 그만큼 어뷰징을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시간 모니터링과 독립적인 외부기관에서 투표 과정과 결과 산출을 검증할 예정이다. 공정한 경쟁과 데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부 시스템까지 도입할 정도로 엠넷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안준영 PD가 CJ ENM 퇴사 후 재입사해 엠넷 음악사업부에 지난 3일 출근한 사실이 알려졌고, 아무리 법적 처벌은 물론 회사 징계까지 다 받았다지만 방송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범죄자를 재입사 시킨 엠넷을 향해 누리꾼들의 비난과 실망이 집중됐다. 순항 중인 ‘보이즈 플래닛’에 자칫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결국 엠넷 측은 5일 “안준영 PD 채용 결정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엠넷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 그리고 최고의 콘텐츠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업무에 매진해온 임직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재빨리 사과문을 냈다.
다만 안준영 PD의 거취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엠넷 측은 “채용 기준 관련하여 부족했던 점을 겸허히 수용하고 향후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은 조속히 보완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조심스럽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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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엠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