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도 숨겨"..출연자 검증 논란에도 '일반인 예능' 풍년[Oh!쎈 초점]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4.10 20: 19

예능프로그램 속 일반인 출연진에 대한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일반인 출연진의 학교폭력부터 사생활 등 다양한 논란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불과 최근에도 ENA 예능프로그램 '나는 솔로' 13기 멤버로 출연했던 순자가 혼인 이력을 숨긴 사실을 털어놔 논란이 됐다. 13기 방영 당시 순자의 출연분이 통편집 됐을 뿐만아니라 그와 커플이 된 광수까지도 방송에서 사라져 의문을 자아낸 가운데, 그가 사실 '돌싱'이었다는 사실이 탄로난 것.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혼인 이력을 숨겼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대중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 처럼 일반인 예능 속 출연진 논란은 오래 전부터 숱하게 이어져 왔다. 그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방송가에는 일반인 예능이 성행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것 외에 방영 예정 프로그램 라인업에서도 일반인 예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채널A는 내달 인기 시리즈인 '하트시그널' 시즌4를 약 3년만에 선보인다. '하트시그널' 시리즈는 시그널 하우스에 입주하게 된 청춘 남녀들이 서로 '썸'을 타고, 연예인 예측단이 이들의 심리를 추리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지난 2017년 첫 시즌 방영후 시즌3까지 제작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만큼 논란도 잇따랐다. 시즌1에 나왔던 남성 출연자는 방송 후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VOD 서비스를 중단하게 만들었으며, 시즌2에는 무려 음주운전이 두 차례나 적발된 출연진이 과거를 숨기고 출연했다가 방송 중에도 세 번째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켜 뭇매를 맞았다. 더불어 시즌3에는 방송 전부터 출연진 8명중 4명이 학폭 등 구설에 올랐으며, 방송 후에도 폭행 과거와 학력위조 의혹 및 유흥업소 종사자설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9월 시즌3로 돌아오는 채널A '강철부대'도 출연자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강철부대' 시리즈는 최정예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팀을 이뤄 각 부대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밀리터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앞서 시즌1 방영 당시 한 출연자가 음란물 유포, 불륜, 불법 대부업 등 성추문 논란으로 3회만에 하차했던 사례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트시그널'과 '강철부대'의 새로운 시즌을 내놓는 것에 대해 대중들의 우려의 시선도 뒤따랐다. 이에 채널A 측은 지난달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채널A는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저희뿐 아니라 모든 제작진의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출연자들의 생활기록부를 받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다 받고 있다. 당연히 거기에 동의하시는 분들만 출연한다. 자기검열 과정도 충분히 될 것"이라고 예방책을 전했다.
MBN 역시 오는 6월 '돌싱글즈'의 미국편인 '돌싱글즈4'를 공개한다. '돌싱글즈' 시리즈는 이혼 남녀들의 연애부터 동거까지를 담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돌싱글즈' 역시 시즌3에 출연했던 이소라, 조예영의 논란으로 직격타를 맞아야 했다.
방송이 끝난 후 이소라의 과거 이혼 사유가 그의 불륜 때문이라는 폭로가 등장했고, 이소라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지만 이후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방송에서 전 남편과 전 시댁을 언급해 나쁜 이미지로 오해를 받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진심으로 사과를 전달했고 전 남편과 저는 대화가 잘 이루어졌다"며 "더 이상 전 남편에게 비난의 화살이 가지 않기를 부탁드린다"고 상황을 종결했다. 조예영의 경우 SNS 팔로워에게 400만원을 빌린 뒤 이를 변제하지 않고 잠수를 탔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고 "변명의 여지없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넷플릭스도 '사이렌: 불의 섬', '19/20', '솔로지옥3', '데블스 플랜'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사이렌: 불의 섬'은 최강의 전투력과 치밀한 전략을 모두 갖춘 여성 24인이 6개의 직업군별로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벌이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 예능. '19/20'은 10대들이 출연하는 청춘 리얼리티 예능이며, 시즌3로 돌아오는 '솔로지옥'은 남녀 9명이 무인도에서 인연을 찾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데블스 플랜'은 연예인 출연자와 일반인 출연자의 두뇌싸움을 그리는 브레인 서바이벌 예능이다.
일반인 출연진 논란의 피해는 넷플릭스 역시 피해갈수 없었다. 올초 공개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피지컬:100'이 공개 이후 출연자 중 한명이 학폭 의혹에 휩싸이는가 하면, 또 다른 출연진은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에 자해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이밖에도 마지막회 공개 후에는 한 출연자가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해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 '솔로지옥'의 경우 시즌2에 출연했던 인플루언서 송지아가 가품 착용 논란에 휩싸여 잠시 활동을 중단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가 지난 4일 기자 간담회에서 공개한 6편의 신작 예능 라인업 중 대부분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간담회 당시 넷플릭스 측은 "출연자 검증을 위해 훨씬 더 많은 절차를 밟고 있다"며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생활기록부를 받아 보거나 정신건강의학과와 스트레스 체크를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미국 팀에서는 동의를 얻어 SNS를 훑어보는가 하면, 출연자가 거짓으로 응답할 시 배상·책임을 지게 하는 계약도 맺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해결할 수 없는 이슈가 나오는 만큼 꾸준히 고민중이라고.
이처럼 일반인 출연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일반인 예능이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으로 추측되는 것이 출연료다. 유명 연예인 한 명을 섭외하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 경우 예산의 차이는 천차만별이기 때문. 이밖에도 '데블스 플랜'의 연출을 맡은 정종연PD는 넷플릭스 간담회 당시 "일반인에게 증빙을 요구하는 것이 더 용이하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정종연PD는 "방송인도 여러 악재가 있을 수 있다. 오히려 일반인은 출연 조건으로 증빙을 요구할 수 있지만 방송인은 어렵다"며 "방송인은 방송이 업이다 보니 일반인 출연자를 통해 얻어지는 그림의 폭이 넓다. 다만 일반인 출연자들은 마케팅 면에서 불리하다. 두 가지 갈등 안에서 제작진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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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널A, MBN,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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