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 워낙 쇼킹했었기 때문에 원작 웹툰을 영화화하는 것에 부담감은 없었다. ”
정용기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새 한국영화 ‘옥수역 귀신’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원작 웹툰은) 스토리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새롭게 스토리를 만들어가면서 영화를 찍자는 마음이었다”라고 한국형 공포영화를 만든 과정을 이같이 설명했다.
‘옥수역 귀신’(감독 정용기, 제공배급 스마일이엔티, 제작 미스터리픽처스·영화사조아)은 옥수역에서 의문의 죽음이 연이어 일어나자 특종을 감지한 기자 나영(김보라 분)이 취재를 시작하고 진실에 다가갈수록 공포와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공포영화.
옥수역 괴담은 실제 한 남성의 투신으로 시작돼 옥수역에서 취한 듯한 여성을 본 남성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섬뜩한 이야기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호랑 작가가 옥수역 괴담을 모티프로 모션 효과를 넣은 공포 웹툰을 탄생시키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웹툰을 기반으로 새롭게 창작해 연출한 정용기 감독은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일본 공포영화는 인기가 높았다.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그런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고 공포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정 감독은 “그 당시 유행했던 (일본판 공포) 영화들을 재해석하고 싶었다. 초반에는 비슷하게 시작하는데 점차 극이 진행될수록 달라진다. 기존의 일본 공포영화에서는 귀신의 원한 대상과 (복수)이유가 없다. 하지만 국내 공포영화는 다르다. 복수하는 이유와 한이 서려있다. 저는 일본 공포영화처럼 시작하나 그만의 색깔을 지웠다”고 방향성을 설명했다.
이어 정 감독은 주인공을 열혈 기자로 삼은 것에 대해 “보통 기자들이 진실을 파헤치고 싶어하는 열망이 있지 않나. 진실을 알리기 위한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이 기자이기 때문에 그 힘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기자 나영을 연기한 김보라는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꼽기가 어렵다.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끄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보니 저는 매 신이 어려웠다”고 되짚었다.
이어 김보라는 “마지막에 나영이 대표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위해 마주하는 신이 가장 어려웠다. 자칫 잘못하면 강한 모습이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강한 태도를 연기하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밴드보이그룹 엔플라잉 멤버 김재현은 ‘옥수역귀신’을 통해 스크린 데뷔를 앞뒀다. 이 영화에서 귀신을 목격한 우원으로 분한 그는 “저는 ‘내가 우원이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제가 평소 공포영화를 못보는데 이 영화로 데뷔를 하게 됐다. 사실 촬영하면서도 무서웠지만, 한 명보다는 두 명이 낫다고 스태프와 같이 있으니 무섭지 않더라”며 “데뷔작이 ‘옥수역 귀신’이어서 너무 다행이었다”고 밝혔다.
공익근무요원 우원은 철로에서 사람이 충돌하는 사고를 목격한 후 알 수 없는 존재를 마주하며, 소문으로만 맴돌던 괴담의 실체에 가까이 다가간다. 자신의 목격담을 친구이자 기자인 나영에게 알리고 함께 취재를 시작한 그는 옥수역 괴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괴이한 일들을 겪는다.
이에 김재현은 “우원은 감정 변화가 굉장히 큰 인물이다. 우원을 분석할 때 생일, 혈액형 등 저만의 상상으로 그렸고 이후 감독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만들어 나갔다”며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놀라는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 특히 숨을 들이마시는 연기가 어려웠는데 오늘 완성된 영화를 보니, 너무 잘 만들어진 거 같아서 마음에 든다”고 완성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소율은 옥수역에서 사고로 아버지와 오빠를 잃은 뒤, 죽음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옥수역을 찾는 태희 역을 맡았다. 밤마다 옥수역을 배회하는 그녀는 옥수역 연쇄 사망사건을 취재하는 기자 나영과 우원에게 옥수역에 대해 알고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단서를 제공한다.
이날 신소율은 “저는 분장을 하고 거울을 볼 때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해 웃음을 남겼다. 이어 “제가 귀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미스터리 여인인데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도 그렇게 보이길 바랐다”며 “제가 느낀 공포는 외형이나 스토리보다 진실을 마주한 순간이다. 정확한 진실을 알게 됐을 때, 알고 나서의 호흡을 다르게 했다. 진실을 접하면 사람이 오히려 침착해지고 그걸 받아들이게 된다”고 캐릭터를 표현한 과정을 설명했다.
정용기 감독은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 코로나가 최정점이었던 시기였다. (지하철 역들 중) 유일하게 부산에서만 촬영이 가능해 내려갔다”고 어려웠던 촬영기를 떠올렸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라 특히나 촬영이 어려웠다는 그는 “원래 이 영화를 위해 필요한 공간은 (서울지하철)3호선 지상인데, 부산에서는 허용된 공간이 지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폐역사가 있다는 설정을 넣었다"라며 "신기한 점은 부산에서 4일 동안 지하철 분량을 찍고 난 다음 날부터, 국내 모든 지하철에서 촬영이 불가했다. 하루만 촬영이 늦어졌어도 영화를 못 찍을 뻔했다. 그곳을 최대한 옥수역처럼 담아내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옥수역 귀신'은 호랑 작가의 인기 웹툰을 토대로 봄날에 선보이는 한국형 공포영화로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다. 또한 드라마 ‘SKY 캐슬’, 영화 ‘괴기맨숀’ 등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MZ 세대의 사랑을 받는 배우 김보라가 주연을 맡아 젊은 관객층에 어필하고 있다.
‘옥수역귀신’은 이달 19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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