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의 발달로 이제는 국가간의 콘텐츠 장벽이 무너지는 시대가 왔다. 드라마나 영화, 예능프로그램 등이 넷플릭스나 왓챠, 디즈니+ 등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는가 하면, OTT 내에서 전 세계 시청자를 타깃으로 자체적인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드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이에 힘입어 '오징어 게임'이나 영화 '기생충', '미나리' 등과 같은 글로벌 흥행작까지 생겨나면서 K-콘텐츠를 향한 전세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배우들에게도 더 이상은 할리우드 진출이 꿈이 아니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마블 시리즈부터 스타워즈까지, 굵직한 존재감을 가진 할리우드 작품에 한국 배우들의 캐스팅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며 K-콘텐츠, K-컬처의 위상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무려 네 차례에 걸쳐 한국계 배우를 캐스팅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MCU는 "해외에서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고 직접 꼽을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영화 시리즈 중 하나다.
우스갯소리로 '마블민국'이라고 칭해질 정도로 작품의 흥행에 있어 한국 시장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 만큼, MCU 측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팬들의 사랑에 화답했다. 지난 2015년 개봉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한국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하는가 하면, MCU 최초로 한국계 배우를 캐스팅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스크린 데뷔작부터 '한국 배우 최초 MCU 출연'이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은 수현은 작중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의 친구이자 과학 연구소 소장 헬렌 조로 출연해 비중있는 활약을 펼쳤다.
그의 뒤를 이어 지난 2021년 개봉된 '이터널스'에서는 배우 마동석이 길가메시로 출연, 안젤리나 졸리(테나 역)와의 애틋한 케미를 선보였다. 비록 출연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MCU에서 선보인 '마블리'의 통쾌한 주먹 액션은 영화 내에서 그의 존재감과 매력을 뽐내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오는 11월 개봉을 앞둔 '더 마블스'에서는 배우 박서준이 출연해 그 명맥을 잇는다. 더군다나 한국계 미국인인 수현과 마동석과는 달리 한국인으로서는 박서준이 최초로 MCU에 출연하게 된 셈이다. 박서준은 원작에서 캡틴 마블(브리 라슨 분)의 남편 중 하나로 알려진 알라드나 국가의 왕자 얀 역으로 출연한다. 최근 공개된 '더 마블스' 예고에서는 머리카락을 기르고 푸른 갑옷을 두른 박서준의 모습이 짧게 비춰지면서 본편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연도 마블의 안티 히어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다룬 '썬더볼츠'에 주요 역할로 캐스팅된 소식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가 하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아시아 배우 최초 에미상 남우주연상까지 받았던 이정재는 2024년 공개 예정인 '스타워즈' 새 시리즈에 합류하며 '할리우드 스타' 반열에 오르게 됐다. '스타워즈' 세계관을 담은 오리지널 시리즈인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어콜라이트'에서 마스터 제다이 역으로 출연을 확정지은 것. 이정재는 지난달 진행된 '스타워즈 셀레브레이션'에서 "누가 '스타워즈'를 거절할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라이트세이버를 쓸 수 있다고 하는데"라며 "장담하겠는데, '애콜라이트'는 지금까지 나왔던 스타워즈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해 기대를 더했다.
이처럼 한국 배우들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발을 뻗으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보다 다양한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로 뻗어나갈 K-배우들의 활약에도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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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MC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