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에 신작을 제출했다 하면 대개 경쟁 부문으로 ‘자동’ 초청받는 전세계 거장 감독들이 있다. 국내에는 박찬욱, 봉준호가 해당되며 해외에서는 웨스 앤더슨, 켄 로치,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이 속한다.
오늘(16일)부터 시작되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한국 작품이 없어 아쉬움이 크지만 그럼에도 해외에선 거장으로 손꼽히는 홍상수의 신작이 진출해 들뜬 분위기 가득한 파티는 아니어도 마지노선은 지켰다는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다.
홍상수 감독은 신작 ‘우리의 하루’(제작 영화제작전원사, 배급 영화제작전원사·콘텐츠판다)로 배우 김민희와 함께 칸을 찾는다. 앞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던 전작 ‘그 후’(2017) 이후 6년 만에 칸을 찾을 예정. ‘당신얼굴 앞에서’(2021)도 2년 전 진출했으나 프리미어 부문이었고 당시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출국이 어려워 국내에서 만족해야 했다.
‘우리의 하루’는 홍 감독의 30번째 작품이자, 12번째 칸 진출작이다. 한국에서는 도통 만나기 힘든 홍 감독과 김민희 배우를 올해 프랑스 남부도시 칸 일대에서 마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열린 칸영화제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송강호 배우가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올해는 경쟁 부문에 나간 영화가 없어 황금종려상을 기대할 수 없지만 신예 김창훈 감독의 ‘화란’이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이름을 올려 대상, 감독상, 각본상, 배우상, 심사위원상, 심사위원인기상 등을 수상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 영화가 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에 황금카메라상 후보이기도 하다.
올해 칸영화제 진출작을 보면서 눈길을 끄는 점은 첫 진출한 배우들이 많다는 것이다.
‘거미집’의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크리스탈(정수정), 장영남, 박정수가 칸영화제의 레드카펫을 처음 밟게 돼 심정이 남다를 터.
그리고 앞서 언급한 ‘화란’의 김창훈 감독을 필두로 신예 홍사빈, 데뷔한 지 15년 된 송중기, 가수 비비(김형서)도 모두 첫 번째 칸영화제 진출자들이다.
또한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HBO 오리지널 시리즈 ‘The Idol’(‘디 아이돌’)을 통해 배우로 데뷔한 데다, 칸 초청까지 받는 경사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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