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편견 심했는데..트로트 가수가 뮤지컬 배우 되는 세상 [Oh!쎈 초점]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3.05.18 19: 09

예전엔 뮤지컬 공연을 두고 ‘고급 문화예술’이라는 인식이 컸다. 영화표보다 몇 배나 비싼 티켓값을 지불해서인지 무대 위 공연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은 깐깐했다. 그래서일까. 잘나가는 아이돌 멤버들이 뮤지컬계에 진출하면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젠 그 장벽이 허물어졌다. 이미 핑클 출신 옥주현과 JYJ 출신 김준수는 넘버원 티켓 파워를 자랑하고 있고 슈퍼주니어 규현, 엑소 수호, 빅스 레오 등도 어엿한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빅스 켄, 틴탑 니엘, 뉴이스트 렌 등도 아이돌 활동보다 뮤지컬 라인업에 이름을 자주 올리고 있다.
시대가 많이 달라진 모양새다. 김준수는 과거 화보 인터뷰에서 “제가 뮤지컬을 시작할 때만 해도 아이돌이 뮤지컬을 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배제되는 분위기 속에서 뮤지컬을 한다는 게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오는 2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된다. / baik@osen.co.kr

규현 또한 2020년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아이돌 출신이라 텃세나 편견도 있었을 텐데”라는 질문에 “아이돌 팬이 아닌 일반 관객들 중 아직도 ‘뮤지컬 공연에 가수가 있다’는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 편견이 생긴 이유도 있겠지만 색안경을 벗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이들이 얘기한 때보다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들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이 많이 부드러워진 요즘이다. 심지어 제작사에선 이들의 티켓 파워를 적극 활용하고자 아이돌 멤버들의 캐스팅을 선호하는 느낌이다. 해외 팬들까지 거느린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막강한 파워를 뮤지컬 관계자들도 인정하는 추세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실력으로 극복한 이들 덕분이다. 
이젠 아이돌을 넘어 트로트 가수도 정통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시대다. ‘미스터트롯’ 출신 김희재는 오는 6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모차르트!’ 출연을 확정 지었다. 뮤지컬 배우 이해준, 엑소 수호, 엔플라잉 유회승과 함께 모차르트 역에 캐스팅 됐다.
데뷔 이래 첫 뮤지컬 도전인데 주크박스, 쇼 뮤지컬이 아닌 올해로 13주년을 맞이한 대작을 선택했다는 점이 놀랍다. 평소 트로트 외 록, 발라드, 팝,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김희재이기에 또 다른 모차르트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반대로 오가는 경우도 많다. 뮤지컬계를 평정한 차지연, 김히어라는 각각 ‘모범택시’와 ‘더 글로리’로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해냈다. 뮤지컬계 아이돌로 떠오른 박강현은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가슴이 뛴다’에 캐스팅 돼 색다른 매력을 안방에 뿜어낼 전망이다. 길병민, 에녹 등도 뮤지컬과 트로트를 넘나들며 자신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어필하고 있다.
여전히 뮤지컬 티켓값은 영화표의 10배 정도 된다. ‘고급 문화예술’이라는 인식은 변함없지만 배우들의 장벽과 편견은 어느 정도 깨진 상황이다. 더욱 폭넓게 뮤지컬을 즐길 수 있는 뮤지컬 분야 르네상스가 도래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뮤지컬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