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연애 예능 홍수시대가 지나갔지만 원조 격인 채널A ‘하트시그널4’가 돌아왔다. 변함없이 연애 예능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SBS PLUS·ENA ‘나는 솔로’와 제대로 맞붙게 됐다.
17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송을 앞둔 ‘하트시그널4’는 청춘 남녀들이 ‘시그널 하우스’에 머물며 서로 ‘썸’을 타고, 연예인 예측단이 이들의 심리를 추리하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2017년 시즌1, 2018년 시즌2, 2020년 시즌3에 이어 3년 만에 시즌4로 돌아왔다.
그런데 편성 시간대가 공교롭다. ‘나는 솔로’와 정면으로 승부하게 된 것. ‘하트시그널’ 시즌3가 수요 예능으로 전파를 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은 편성 명맥일 수도 있지만 수요일 밤 10시 30분 ‘나는 솔로’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피하지 않은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솔로’는 최근 들어 힘이 많이 빠진 상태다. 돌싱 특집 10기의 마지막 회로 합산 시청률 4.7%라는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운 뒤 하락세를 타고 말았다. 시청률 성적표는 어느 정도 무난하다 해도 화제성은 뚝 떨어진 느낌이다.
‘나는 솔로’가 압도적인 화제성을 유지했다면 ‘하트시그널’ 시즌4 편성이 달라졌을 수도 있을 데, 정면으로 승부하겠다는 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는 걸로 풀이된다. ‘원조 연애 예능’이라는 자부심과 ‘역대급 비주얼’이라는 확신도 한몫했다.
다만 '하트시그널4'는 시작 전부터 출연진 검증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앞서 예고편이 공개된 후 한 여성 출연자가 연인이 있는데도 '하트시그널4'에 출연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었다. 제작진이 출연진의 학창시절 생활기록부 12년치를 검증했다고 자신했지만 어쩔 수 없이 잡음이 새어나왔다.
그럼에도 17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하트시그널4’ 제작발표회에서 박철환 PD는 “재밌는 연애 프로그램 많이 생겼더라. 시즌1 처음 시작했을 땐 낯선 프로그램이었는데 이젠 이런 연애 예능이 많이 대중화 됐다. 즐겁기도 하고 더 재밌게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도 크다. 지난 시즌보다 재밌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주자들의 진심이 전부다. 진짜 사랑이 일어나고 그 사랑이 완주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그걸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각자의 재미가 있겠지만 ‘하트시그널’은 연애, 설렘에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램이다. 다른 연애 예능 기다리는 시간에 ‘하트시그널4’를 만나보시면 어떨까”라고 솔직한 속내를 내비쳤다.
시즌1부터 패널로 함께 하고 있는 이상민은 “‘하트시그널’은 어느 순간 설레고 슬프고, 청춘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연애 예능이다. 작은 것까지 신경 써서 완벽하게 연출해 낸 작품이다. 연애 프로그램 많이 생겨서 ‘하트시그널’은 안 돼 싶은 분들이 있을 거다. 그래서 짜게 봤는데 30초 보고 소름 돋았다. 끝났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이나 역시 “제가 바로 그 사람이었다. 이제 ‘하트시그널’은 힘들겠다 싶었다. 원조니까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맛으로 승부하겠지 했는데 너무나도 본능적이고 원초적이더라. 다른 프로그램도 봤는데 미시적인 감정 변화를 캐치하는 건 원조를 따라올 수 없다. 작은 감정들을 계속 보면 큰 감정으로 빌드업 된다. 이게 하트시그널이었지, 짜릿했다”고 강조했다.
이제 남은 건 정면승부의 결과다. 출연자들의 썸 전쟁을 품은 ‘나는 솔로’와 ‘하트시그널4’의 진짜 전쟁이 17일 오후 10시 30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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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는 솔로, 하트시그널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