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한 작가의 신작 '아씨 두리안'이 얼마나 충격적인 설정과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까. 짧은 티저 영상에서 예고된 파격 동성애를 설득력 있게 그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단순 화제성만 따지면 '더 글로리' 김은숙, '시그널' '킹덤' 김은희, '사랑의 불시착' 박지은 못지 않다. 그게 바로 임성한이다. 자타공인 '막장의 대모'로 불리며, 드라마계 문제작을 쏟아낸 그는 오는 24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되는 TV조선 새 토일드라마 '아씨 두리안'으로 컴백한다. 아직까지 작품에 대한 정보는 많이 공개되지 않았는데, '기묘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멜로 드라마' 정도다.
연출자는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구가의 서' 등을 작업한 신우철 감독이다. 임성한 작가와 '시크릿 가든' 감독의 만남이라니,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한 조합이다.
그러나 지난달 선보인 2차 티저 영상에는 놀라움을 넘어선 파격적인 화면이 시선을 끌었다.
영상 속에는 장세미(윤해영 분)가 "어머님 사랑해요, 며느리가 아닌 여자로서요"라며 잠든 백도이(최명길 분)에게 입을 맞추듯 다가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한 마디로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사랑을 고백한 것.
이어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도포와 갓을 차려입은 남성이 말을 타고 가면서 "누군가 보면 의좋은 형과 아우려니 할 겁니다"라고 얘기했다. 이를 두고 "타락한 것 같아요"라는 의미심장한 대사가 연거푸 충격을 선사했다.
1분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었지만, 며느리-시어머니의 고부간 동성애부터 조선시대 두 남성의 동성애를 암시해 눈과 귀를 의심케했다. 티저만으로도 벌써부터 막장의 기운을 풍겼다.
티저만 보고 이렇게까지 겁을 먹는 이유는 임성한 작가의 전력이 다소 화려하기 때문이다.
분명 대단한 공도 있다. '보고 또 보고', '하늘이시여', '인어 아가씨', '신기생뎐' 등이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해 스타 작가에 등극했지만, 이를 스스로 깎아 먹은 무리수 설정과 논란이 선을 넘었다.
SBS '신기생뎐'에서 단공주(백옥담 분)는 식스팩을 자랑하는 손자(전지후)의 모습에 "빨래판이랑 비슷하다"며 복근을 빨래판 삼아 빨래를 했다. 물론 단공주의 꿈이었지만 황당 그 자체였다. 이 드라마 최고의 화제는 귀신에 빙의된 아수라(임혁 분)가 눈에서 레이저 빔을 쏘는 장면으로 지금도 레전드 짤로 회자되고 있다.
SBS '하늘이시여' 소피아(이숙 분)는 '웃찾사'를 재밌게 보던 중 웃다가 심장마비로 죽었고, MBC '압구정 백야' 조나단(김민수 분) 역시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위해 갑자기 조폭에게 맞아 사망했다.
MBC '오로라 공주' 속 설설희(서하준 분)는 "암세포도 생명이잖아요. 내가 죽이려고 하면 암세포들도 느낄 것 같아요. 이유가 있어서 생겼을 텐데 같이 지내보려고 해요"라는 희대의 기괴한 대사를 내뱉었다.
그동안 논란을 일으킨 장면을 나열하면 끝이 없다. 정확한 이유도 없이 등장 인물들이 개죽음을 맞이하고, 온갖 귀신에 빙의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전개 등으로 "방송국 전파를 낭비하지 말라"며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압구정 백야'로 절필을 선언했던 임성한 작가는 6년 만에 복귀했고, 내놓은 작품이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이다. 이름도 '피비'로 바꾸고 시즌3까지 집필했다.
초반까지는 평범해 보였다. 하지만 시즌2 엔딩에서 파격적인 커플 체인지 결말을 맞더니 시즌3에선 옛날 귀신 카드를 또 꺼내들었다. 사망한 신기림(노주현 분)의 영혼에 빙의된 캐릭터들의 무맥락 행동과 저승사자 등이 나타나 '역시 막장'이라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여기에 임성한 작가는 주인공의 정체가 인간이 아닌 AI라며 "뇌사에 빠진 서동마(부배 분)는 신경외과 박사 출신이자 SF전자 회장인 아버지 서 회장(한진희 분)이 직접 수술을 집도해 형인 서반(문성호 분)에 이어 인공지능(AI)이 된다"고 설명해 시청자를 황당케 했다.
이번에는 티저 예고부터 심상치 않은 '아씨 두리안', 임성한 작가가 어떤 설정과 내용으로 논란의 중심에 설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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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제공, 각 드라마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