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기꾼"..연예계 강타한 '가면 증후군' 무엇? 고백한 ★들 [Oh!쎈 레터]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3.06.22 08: 00

 인기리에 방송됐던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배우 최예빈이 연기한 하은별이란 주요 인물은 정신과를 찾아가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는다. 의사는 하은별에 대해 "지극히 긍정적이고, 밝고, 배려심 많은 친구처럼 보이지만 다 가짜다"라고 진단하며 하은별이 '가면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밝힌다. 주변의 높은 기대 심리 때문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 지수가 높아 실패했을 때 충격을 완화하려고 '가짜'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 임포스터 신드롬, 혹은 임포스터 증후군). 자신의 성공이 노력이 아니라 순전히 운으로 얻어졌다 생각하고 지금껏 주변 사람들을 속여 왔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하는 심리를 말한다.
가면 증후군은 여러 이유로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유독 할리우드 스타들 중 이를 고백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갑자기 사회적 위치가 높아졌거나 노력에 비해 성공했다고 생각하며 '난 가면을 쓴 사기꾼이다'라고 느끼는 것. 운으로 성공했을 뿐이라 여기는 것에서 나아가 앞으로 점점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자기 열등감에 사로잡혀 불안해하기에 꽤 심각한 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이를 고백한 스타들을 살펴봤다.

42세의 성공한 방송인 겸 사업가 킴 카다시안은 얼마 전 의미있는 잡지의 커버를 장식했다. 타임지 선정 '100대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들'에 이름을 올린 것. 
2019년에 시작해 2022년에 32억 달러로 평가된 카다시안의 언더웨어 브랜드 스킴스(SKIMS)는 카다시안 특유의 곡선이 강한 몸의 비주얼을 적극 이용해 관심을 끌었고 차별화로 성공을 거뒀다. 카다시안은 이 같은 스킴스의 성공에 대해 연설하기 위해 초청 강사로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카다시안이 최대 주주로 있는 이 회사는 이후 라운지웨어, 팬티, 브래지어 등으로 확장했고 곧 스포츠웨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가을에는 남성 라운지 웨어 라인을 출시하며, 미래에 남성 친화적인 형태의 웨어를 만들 것이라고도 밝혔다.
하지만 카다시안은 이 스킴스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면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날 계속 유지하는 나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라고 긍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스라엘 출신 배우 갤 가돗은 '원더우먼'이지만 내면에는 가면 증후군을 앓고 있다. 
38세의 가돗은 히트작들인 '분노의 질주', '원더우먼', '레드 노티스' 등의 영화로 할리우드에서 남다른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여전히 할리우드에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심지어 그가 연기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느끼는 가면 증후군을 갖고 있다고 최근 매거진 'L'Officiel'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그는 "난 항상 내가 이 임포스터 신드롬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난 너무 운이 좋고 내가 정말 정말 정말 사랑하는 것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예민한 신경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 이는 또 다른 거대한 할리우드 아이콘이었다.
그는 "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과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한다. 난 그에게 물었다. '국보가 된 기분이 어때요?'라고. 그가 말하길, '있잖아, 난 항상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 난 항상 그들이 내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나는 그저 내 마음을 따르고 겸손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난 이것이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코폴라 감독은 영화 '대부' 3부작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톱모델이자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염문설에 휩싸인 지지 하디드 역시 가면 증후군을 고백했다.
하디드는 지난 해 말 패션지 ‘보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가끔 당신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큰 회사의 보스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는 질문에 동의하며 “난 가면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녀는 본인이 '네포 베이비'(nepo baby, 유명한 부모 덕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하디드는 여동생 벨라 하디드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런웨이 스타들 중 한 명으로 여겨지지만, 이처럼 정상에 오르기 위해 부모의 도움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
그녀는 몇 달 전 타임즈 오브 런던과의 인터뷰에서 "엄밀히 말하면 나는 네포 베이비"라며 "난 항상 내가 특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왔다"라고 말했다.
본명이 옐레나 하디드인 그녀는 네덜란드 모델 욜란다 하디드의 딸이다. 욜란다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비벌리힐스의 진짜 주부들'에 출연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팔레스타인 출신 거물 부동산 개발업자 모하메드 하디드이다.
지지는 "우리 부모님은 성공한 부모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할 수 있는 한 착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업에 걸어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한다"라고도 전했다.
배우 조니 뎁과 바네사 파라디의 딸인 배우 겸 모델 릴리 로즈 뎁 역시 자신이 가면 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동시에 '네포 베이비'라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릴리 로즈 뎁은 최근 매거진 i-D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과 편집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A급 연예인으로 올라감에 따라 따라온 가면 증후군에 대해 "나는 지금 이 대화들이 너무 조심스럽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난 내 부모님이 내게 가장 '정상적인 어린 시절'을 주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러나 평범한 어린 시절은 아니었음을 인정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유명인 부모를 둔 자신의 특권에 대해 말했다. 그는 "나는 내 어린 시절이 모두의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난 그것이 내가 아는 전부였기에 어떻게든 그 안에서 위안을 찾아야 했다. 모든 것에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다"라고 회상했다.
앞서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물론 혜택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가족의 연줄 때문에 배역을 얻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도 강조하기도. 그는 "그 역에 맞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것도 역할을 가져다 줄 수 없다. 아마도 (부모 덕에) 문에 발을 들여놓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끝이다"라고 자신의 믿음과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명의 엄청나게 유명한 스타들의 딸로 자라면서 릴리 로즈 뎁은 불안증과 편집증에 시달리게 됐다고. 그는 "내 머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집을 나갔을 때 내가 똥처럼 보이고 누군가가 사진을 찍는다면 '난 분명 지옥에 있는 것처럼 우울해 보일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내가 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원하는 것 같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한 방법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보다는 본인들에게 더 신경을 쓴다고 상기하고 대처하려고 했다. '난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이 생각이 그것을 처리하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레옹', '블랙스완' 등으로 유명한 나탈리 포트만의 가면 증후군은 특히 유명하다.
"언젠가 내 정체가 탄로 날 것 같아"란 불안감, 지난 2015년 5월 그녀는 자신의 모교 하버드대학교에서 졸업생을 위한 연사로 서 오랜 시간 내면을 힘들게 해 온 가면 증후군에 대해 털어놨다.
그녀는 "1999년 하버드대학교 신입생으로 섰을 때와 같은 기분이 든다. 입학식 날 느껴꼈다. 이건 실수라고. 난 여기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같이 있기엔 충분히 똑똑하지 못했다. 이후 매 순간 ‘난 멍청한 여배우가 아니야!’라는 걸 증명하는 데 너무 많은 애를 쓰고 시간을 소비했다. 일부러 신경생물학이나 고급 히브리어 문학처럼 어려운 수업만 골라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사실 내가 유명했기 때문에 입학한 것이 사실이었다. 남들도 그렇게 봤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내면의 불안 심리를 고백한 그녀에게 응원이 쏟아졌던 바다.
이 외에도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엠마 왓슨은 "난 사기꾼 같다. 뭔가를 잘해낼수록 점점 내 자신이 더 무능력하다는 느낌이 커졌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도 내가 무능하다는 걸 다 알아차릴 것만 같았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녀는 최근 5년여간 연기를 잠정 중단했고 현재 재기를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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