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의 연기자 복귀 행보로 인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로 컴백을 알린 탑은 대마초 흡연으로 인해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바다. 이런 이유로 그의 자숙이 이어졌고 은퇴까지 알렸으나 돌연 번복을 알린 것. 탑을 비롯해 은퇴 선언과 뒤따른 번복으로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몇몇 사례를 살펴봤다.
#탑
탑의 ‘오징어게임2’ 합류는 현재 뜨거운 감자다. 29일 넷플릭스 측은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의 라인업을 공개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출연자는 지난 2022년 그룹 빅뱅을 탈퇴하고 홀로서기를 시작한 탑이었다. 탑은 영화 ‘타짜-신의 손’, ‘포화 속으로’, ’동창생’ 등에서 강렬한 인상를 남기는 연기로 가수와 배우를 넘나들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영화 ‘포화 속으로’를 통해 제31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 인기스타상을 수상했고, 제47회 백상예술대상에서도 남자 신인연기상, 남자 인기상을 수상하는 등 출중한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다만 그는 2014년 ‘타짜 : 신의 손’의 함대길 역으로 출연한 뒤, 2016년 장백지와 함께 호흡을 맞춘 중국영화 ‘아웃 오브 컨트롤’ 이후 별다른 연기활동을 하지 않았다. 당시 그가 지난 2016년 자택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가 뒤늦게 알려져 군복무 중 재판이 진행됐고,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기 때문.
이로 인해 탑은 의경 신분을 박탈당해 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됐고, 2019년 7월 소집해제했다. 같은해 한 누리꾼이 탑의 SNS에 “복귀하지 말라”는 댓글을 달자, 최승현은 “네! 하느님! 저도 할 생각 없습니다. 동물 사진이나 보세요”라고 맞받아 쳐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듬해 2월 라이브 방송에서도 최승현은 “요즘 음악을 만든다”고 알리면서도 “팬들한테 항상 미안하다. 한국에서 컴백 안 할 것이다. 컴백 자체를 안 하고 싶다”며 한국에서 복귀 계획이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런 탑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STILL MAKING MY ALBUMS(여전히 내 앨범을 만들고 있다)”라며 계속 음악 작업 중임을 알렸고 다 나아가 전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오징어게임2’를 통해 연기자로 복귀한다고 알리니 네티즌은 난리가 났다.
‘오징어게임2’는 최승현에게 연기자로서는 7년 만에, 한국 작품으로는 약 10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이 됐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 작품으로 공식적으로 은퇴 번복을 했다. 그가 자신의 말을 뒤집고 연기 복귀한 이유는 '오징어게임'이란 강력한 콘텐츠가 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가 이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오징어게임2'가 은퇴를 번복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분명해보인다.
# 박유천
박유천은 지난 2019년 4월 마약 구매 및 투약 혐의를 받았지만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 투약이 사실일 경우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며 결국 그는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박유천은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40만원 보호관찰 및 마약 치료를 선고 받았고, 2019년 7월 집행유예로 구치소에서 나왔다.
하지만 자숙은 채 1년도 가지 않았다. 은퇴 선언이 무색하게 그는 약 8개월 만에 공식 SNS를 개설, 유료 팬 미팅과 팬클럽 모집, 화보집 발간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2020년 5월 11일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에 출연해 심경을 밝혔다. 1년여만, 가장 '화려한' 은퇴 번복이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많이 두려웠다. 과거의 사건으로 많은 비난이 있었고 비난으로 인해 내가 내 삶을 자포자기를 했던 시기였다. 그런 시기들이 또 한 번 반복될 거라는 생각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정신이 없었다. 결론적으로 내가 정말 잘못한 일이다"라며 "그때 내가 정말 진실을 말했어야 했는데 입이 열개라고 할 말이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유료 팬클럽 연회비와 화보집 논란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다"라며 "SNS 활동이라든지 팬클럽, 화보집 등은 지금까지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드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게 팬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해 박유천은 영화 '악에 바쳐'로 스크린 복귀를 시도했지만 해당 영화는 개봉관을 찾지 못해 VOD로 공개됐다.
# 임창정
지난 1990년 연기자로 연예계에 입문한 뒤 1995년 데뷔곡이자 히트곡인 '이미 나에게로'를 통해 가수 겸업을 한 임창정은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면서 10집까지 앨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2003년 10집 '바이'(BYE) 앨범을 끝으로 가요계를 떠나며 은퇴를 선언했다. 연기에 전념하겠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3년여만에 은퇴를 번복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2월 그는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에 출연, 이와 관련해 “서태지가 멋있어 보여 따라서 은퇴했다고 말한 건 농담이었다. 당시 연기와 노래 둘 다 하기가 좀... 이제야 말씀드리는데 그때 좀 모양을 떨었다. 그랬는데 연기도 그렇게 잘되지 않았다. 죄송하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이에 뮤지는 “지금까지 본 은퇴 중 가장 불필요한 은퇴였던 것 같다”라고 꼬집어 웃음을 자아냈다.
더 거슬러 올라가 그는 2009년 2월 KBS 2TV '해피투게더 3'에 출연, "6년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뭐하러 은퇴했냐"는 MC들의 짓궂은 말에 "잘못했습니다. 그 때는 경솔했습니다"라고 짧은 대답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너무 노래를 하고 싶었다"라며 가수의 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임창정은 이와 관련해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은퇴를 선언하면서 다시 가수로 컴백할 것을 예감했다며 "은퇴하면서 어쩌면 이렇게 가수로 다시 돌아올 것을 예감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은 몰랐다. 한 10년은 걸릴 줄 알았다. 노래가 정말 너무 너무 하고 싶었다. 무대가 그리운 게 아니라 길을 다니며 내 새 노래를 듣고 싶었다. 내 신곡을 사람들이 흥얼거리고 내 노래를 듣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던 바다.
또 가수 컴백에 힘을 싣어준 사람으로 친구 김창열을 꼽으며 "김창열이 매일 임창정에게 다시 노래를 하라고 했고 곡을 직접 수집해줬다"고도 말했다.
# 임성한
임성한 작가는 점 찍고가 아닌 이름을 바꾸고 돌아왔다.
그가 집필한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신기생뎐', '오로라공주', '압구정 백야' 등의 드라마는 일부 장면에서 지나치게 극적인 전개로 '막장 드라마'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으나 매 작품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했고 임성한은 스타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임성한 작가는 지난 2015년 '압구정 백야'를 끝으로 절필을 선언하며 은퇴했던 바다. 드라마 작가가 은퇴 선언을 하는 일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 스타 작가가 자연스럽게 더 이상 작품을 집필하지 않는 경우는 있어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선언'은 파격에 가까워 임성한 작가답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은퇴 선언 당시 관계자는 "은퇴를 하시겠다는 생각은 확고하시다. 은퇴 번복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그는 은퇴 3년 만인 2018년 '오로라 공주'에서 화제를 모았던 대사 "암세포도 생명이다"를 응용한 건강 관련 도서 '암세포도 생명 임성한의 건강 365일'을 써내기도 했다. 여전한 존재감을 자랑한 그를 두고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뚜렷한 입장은 없던 터다.
하지만 몇 년 후 제작사와 계약을 맞고 대본을 집필 중이란 말이 들려왔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임성한 작가는 필명을 그 '피비(Phoebe)'로 바꾸고 6년여만인 2021년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으로 전격 컴백을 했다. 이 작품 역시 예측불가 전개와 충격적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임성한 작가가 돌연 은퇴 이후 다시 돌연 컴백한 이유는 뚜렷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은퇴 선언 이후 6년간 그 에너지를 축적해 결국 다시한 번 작품으로 터뜨렸다는 평이 이어졌다.
현재 임성한 작가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사랑이라는 파격적 설정이 포함된 드라마 '아씨 두리안'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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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방송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