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은희 작가다. 장르물 대가답게 요소요소마다 소름 돋는 반전 장치를 심어놓으며 시청자들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2011년 방송된 SBS ‘싸인’부터 22년이 지난 SBS ‘악귀’까지 변함없는 필력을 지닌 김은희 작가다.
#’싸인’
2011년 1월 방송된 ‘싸인’은 김은희 작가를 장르물 대가로 가장 먼저 널리 알린 작품이다. 마지막 방송에서 천재 법의학자 윤지훈(박신양 분)은 살인마 강서연(황선희 분)에게 살해 증거를 보여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 본인이 미끼가 돼 죽음으로 그의 살인행각을 알렸다.
주인공이 자신을 희생하며 살인의 진실을 입증한다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반전이었다. 그래서 여전히 ‘싸인’의 결말은 레전드로 손꼽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몸에 남긴 신호, 간절한 사인을 외면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박신양의 대사 또한 그렇다.
#’시그널’
배우 오연아는 2016년 전파를 탄 tvN '시그널' 덕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여러 미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설정 때문에 오연아는 ‘시그널’ 방송 초방 김윤정 유괴사건의 진범으로만 등장했는데도 말이다. 김은희 작가가 부린 반전 마법 덕분이다.
오연아는 간호사이자 과거 유괴사건의 진범인 윤수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기 어려울 단아한 외모와 상냥함 뒤 사람을 살해하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 사이코패스 기질이 포인트. 김은희 작가는 다른 간호사를 진범처럼 몰아가다가 윤수아를 본격 등판시키며 짜릿한 반전을 선사했다.
#’지리산’
2021년 방송된 tvN 15주년 특별기획 '지리산’에도 반전 장치는 존재했다. 전지현도 주지훈도 시청자들도 깜짝 놀란 반전이었다. 지리산에서 벌어진 끔찍한 연쇄살인사건들이 지리산 국립공원 직원이자 산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문화에 호기심 가득했던 김솔(이가섭 분)의 짓이라는 것.
범행의 전말이 드러날 무렵, 차가운 눈빛으로 돌변한 이가섭은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보는 이들을 더욱 오싹하게 만들었다. 선한 얼굴 뒤에 감춰둔 연쇄살인마의 이중적인 모습, 눈 내리는 산에서 강현조(주지훈 분)의 머리를 사정없이 돌로 내려치는 모습은 김은희 작가가 숨겨둔 히든카드였다.
#’악귀’
현재 방송 중인 ‘악귀’는 매회 소름 돋는 반전으로 시청자들의 오감을 짜릿하게 만들고 있다. 악귀가 씐 여주인공 구산영(김태리 분)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귀신 목소리와 눈빛을 낼 때나 염해상(오정세 분)과 구산영의 눈에 보이는 귀신들이 브라운관에 등장할 때 김은희 표 스릴러 마법은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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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사 제공, OSEN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