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물안궁' 사연팔이..김새론→남태현, 범죄와 ‘생활고’의 상관관계[Oh!쎈 펀치]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7.19 21: 53

동정 여론을 얻기 위한 몸부림이었을까.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스타들 내에서 '생활고 고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1 ‘추적 60분’에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수 남태현이 출연했다. 10대들 사이 암암리에 퍼진 마약 실태를 짚으면서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당사자인 남태현이 직접 출연한 것.
남태현은 지난 6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6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뿐만아니라 지난달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돼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추적 60분'에 출연한 그는 논란 이후 처음으로 심경을 고백했다.

방송에서 남태현은 마약중독치유·재활센터에서 생활 중인 근황을 전했다. 그는 "정신과 다니면서 신경안정제라든가 병원 처방 약도 많이 먹었고 활동할 때 다이어트를 해야되다 보니까 다이어트약도 굉장히 오래 먹었다. 그렇게 처음에는 병원 처방 약을 먹다가 코로나 때 일이 다 없어지면서 점점 우울증도 심해졌고 그때 처음 접하게 된 것 같다”고 마약을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특히 남태현은 카드값 30만원이 미납됐다는 문자를 보고 "수중에 돈이 없다. 이제 알바 하려고 한다. 식당에 가서 주방일을 하려고 하고 있다"고 생활고를 전했다. 현재 빚만 5억 정도가 있다는 그는 "약을 하면서 논란이 되니까 계약돼있는 것들도 위반사항이 많아서 위약금도 물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살고 있던 집도 내놔야하고 부모님이 사시는 집도 내놨다. 다 없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처럼 마약 투약 후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이야기는 단순히 청년들에게 '마약을 하면 안 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체 대금 독촉 문자를 받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우울증으로 마약에 손을 댔다는 이야기는 자칫 마약사범에 대한 정당성이나 서사를 주려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뒤따르고 있다. 아직 마약 혐의로 인한 재판이 진행중이며 형량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감정적 호소로 동정 여론을 만들려 하는 듯한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것.
남태현 외에도 최근들어 논란 후 '사연팔이'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스타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가수 겸 작곡가 돈스파이크는 가장의 무게와 건강 악화 등을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돈스파이크는 지난 2010년 대마초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같은해 10월 별건의 마약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전과가 있는 상황.
이 가운데 지난 2021년 12월부터 마약 매수 및 투약 혐의로 또 다시 재판에 넘겨진 돈스파이크는 지난달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그는 5월 열린 항소심 2차공판에서 "부친의 사업 실패와 중병으로 가장으로서 희생해 왔고, 모친과 동생이 피고인의 재활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돈스파이크 측 변호인은 1심 공판에서도  마약을 판매하거나 알선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돈스파이크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구금 기간 동안 건강이 악화돼 마비 증상으로 반성문도 못 쓰고 있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신혼인 아내가 옥바라지를 하고 있으며 남편의 의지를 지원하고 있는 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실형을 선고하고 돈스파이크를 법정 구속했으며, 돈스파이크는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거짓 뇌전증 진단을 받고 병역을 면탈한 혐의로 1차 공판에서 징역 2영을 구형받은 라비는 공판 당시 "피고인이 회사 임직원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반성하고 깊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최후 변론에서 "당시 저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창출하는 아티스트였고, 코로나 이전에 체결한 계약이 코로나로 이행이 늦어지고 있어 입대를 한다면 거액의 위약금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복무 연기가 간절해 어리석고 비겁한 선택을 했다"고 털어놨다.
뿐만아니라 라비는 공판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과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환으로 사회복무 판정을 받고 활동을 위해 복무를 연기하던 중 더 이상 복무 연기가 어려운 시점에 도달하게 됐다. 당시 사내의 유일한 수익 창출 아티스트였다는 점과 코로나 이전 체결한 계약서들의 이행 시기가 기약 없이 밀려가던 상황 속 위약금 부담으로 복무 연기가 간절한 시점이었다. 그 간절한 마음에 저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고, 회사에 대한 걱정과 계약 관련 내용들이 해결이 된 시점에 사회 복무를 하겠다는 신청을 자원해 작년 10월부터 복무를 하며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었다"고 재차 자신이 처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배우 김새론은 거짓 생활고 호소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새론은 사고 이후 생활고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또 1차 공판에서 김새론의 법정 대리인은 "술을 멀리하고 있으며 보유 차량은 매각했다. 피해 보상금도 모두 지급했는데 막대한 피해 배상금으로 김새론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새론이 사고를 낸 후 생일을 기념해 음주 파티를 벌였으며, 그가 '아르바이트 인증샷'을 올렸던 매장에서 김새론이 아르바이트를 한 적 없다고 입장을 밝혀 거짓 생활고 논란이 일었다. 대형 로펌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한 점, 보란듯이 아르바이트 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전시한 점 역시 대중의 반발을 키웠다. 이후에는 김새론의 홀덤펍 목격담까지 확산돼 의문을 더했다.
이 가운데 김새론은 1심 선고공판 당시 취재진에게 "보상에 최대한 힘쓰고 있다. 피해보상은 다 마쳤다"며 "생활고를 제가 호소한 건 아니고 아르바이트 한 건 사실이고 위약금이 센 것도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또 벌금 2천만원을 선고받은 직후 법정을 나오면서는 "음주운전을 한 사실 자체는 잘못이니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사실이 아닌 것들도 기사가 많이 나와서 뭐라고 해명을 못하겠다. 하나하나 짚고 가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어서 어떻게 말씀드려야할지  잘 모르겠다. 생활고다, 아니다 기준을 제가 정한 건 아니고 굉장히 힘든 상황인 건 맞다"고 억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이들이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으며 그저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범죄행위의 반댓말이 '생활고'가 아니듯이, 생활고를 이유로 감형받거나 대중들의 이해를 바라는 듯한 모습은 쉽게 공감받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더군다나 범법 행위를 저지른 후 이미지를 세탁하고 활동에 복귀하는 사례도 종종 일어나는 만큼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사연팔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선택으로 법을 어겼고, 이미 사건은 벌어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렇다면 괜한 어설픈 감정적 호소로 꼼수를 부리는 것보다는 잘못을 인정하고 적절한 처벋을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어 등 돌린 여론을 조금이나마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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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KBS1,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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