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에 땅이 굳을까.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 그래프에서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7화에서 크론병 환자에 대해 다루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예비 장인과 장모가 크론병을 앓고 있는 사위를 찾아와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을 할 수 있느냐”, “이 병은 유전도 된다”,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라는 대사가 문제가 됐다.
‘닥터 차정숙’ 측은 해당 회차가 방송되고 난 지 3일 만에 “특정 질환 에피소드로 환자 분들과 가족 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증세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한 것이나, 내용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했다. 의학 전문지식이 없는 등장인물이 환자를 몰아세울 의도로 발언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닥터 차정숙’은 9회 방송에서 시청률이 15.6%로 살짝 떨어지면서 영향을 받는 듯 했지만 10회에서 18.0%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그리고 ‘닥터 차정숙’은 최고 시청률 18.5%를 나타내며 종영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은 셈이다.
‘킹더랜드’의 상황 또한 ‘닥터 차정숙’과 비슷하다. ‘킹더랜드’는 최근 아랍 문화권에 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장면으로 뭇매를 맞았다. 7화에서 아랍 왕자 사미르(아누팜)가 등장하는 내용을 그리면서 사미르가 여성들과 술을 즐기고, 클럽으로 보이는 곳에서 유흥을 즐겼다. 또한 처음 보는 천사랑(임윤아)에게도 추파를 던지는 모습이었다.
이에 아랍권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비난이 이어지자 ‘킹더랜드’ 측은 “드라마의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들은 가상의 설정이다. 특정 국가의 왕자로 묘사하지 않았다.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제작진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며,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섬세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사과했다.
특히 ‘킹더랜드’ 측은 “특정 국가나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나 타 문화권에 대한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함을 끼친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경험, 배려가 많이 부족했음을 통감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문화권의 시청자들이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영상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속히 최선의 수정을 진행할 계획이며 제작진은 앞으로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두 번째 사과문을 한국어, 영어, 아랍어로 공개하며 고개를 숙였다.
‘킹더랜드’는 이번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은 듯 했다. 논란 이후 방송된 9회가 10.2%의 시청률을 보였던 것. 하지만 10회에서 11.3%를 기록하며 시청률을 다시 회복했다.
‘닥터 차정숙’도, ‘킹더랜드’도 극 중반에 논란이 일어나고, 진심으로 사과하며 성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랬다. 진심으로 숙인 고개에 시청자들도 진정성을 느꼈고, 더 깊은 애정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응원하고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킹더랜드’도 ‘닥터 차정숙’의 사례처럼 유종의 미를 거둘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