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사이 스포츠계부터 시작된 '학폭 미투'는 연예계로 번졌고, 그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진 지수는 배우를 은퇴했고, (여자)아이들 수진은 팀에서 탈퇴했다. 이밖에 조병규, 김소혜, 박혜수, 심은우, 김동희, 황영웅, 진달래 등이 여전히 이름 앞에 '학폭 의혹'이 따라 붙어 활동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복귀의 시동을 걸었는데, 인터넷상에는 갑론을박이 만만치 않다. 우리는 어떤 시선을 가지고 그들을 봐야할까.
최근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조병규와 KBS2 월화드라마 '순정복서' 김소혜가 비슷한 시기에 돌아와 시선을 끌었다. 두 사람 모두 학폭 의혹에 휩싸였던 대표적인 연예인이기 때문.
엠넷 '프로듀스 101'에서 탄생한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인 김소혜는 연기돌의 꿈을 키우며 배우 활동을 병행했으나 2017년, 2021년 두 차례 나온 학폭이 걸림돌이 됐다.
김소혜는 2017년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창시절 일진이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지만, 알고 보니 피해자였다는 팩트가 밝혀졌다. 이후 폭로자는 사과했고, 그렇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2021년 또 다른 학폭 의혹이 터졌고, 당시 소속사 측은 "해당 루머가 허위사실"이라며 강력한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하지만 김소혜가 중학교 1학년 때 교내 학폭 문제로 학폭위에서 징계를 받은 기록이 공개돼 논란이 커졌다. 당시 김소혜가 받은 징계는 1호 서면 사과 처분.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단순 오해로 인한 다툼이었으며, 대화를 통해 당사자가 오해를 풀고 잘 해결하며 마무리됐다"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처음부터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입장을 내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소속사의 미흡한 일 처리와 뒤늦은 태세 전환이 학폭 꼬리표를 만드는 데 한 몫했다.
배우 조병규는 'SKY 캐슬'(2018), '스토브리그'(2019), '경이로운 소문'(2021)까지 방송가 블루칩으로 승승장구하던 중 학폭 논란을 만났다.
아직까지도 조병규에 대해 일부분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총 세 건의 학폭 가해자 주장이 불거졌는데, 이중 2건은 게시물 작성자가 자진 삭제했으며, 공식적으로 허위사실 게시를 인정하면서 끝났다. 더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마지막 1건이 남은 가운데, 이 경우 고소를 진행했지만 계정 운영자가 해외인 뉴질랜드에 거주 중으로 소환에 응하지 않아 소환조사 결과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조병규가 누구보다 빠르게 사건을 해결하고 싶어하지만, 폭로자가 소환에 불응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하염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고.
허송세월을 낭비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조병규 측은 남은 1건을 경찰에 맡기고 '경이로운 소문2'로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다만 '헌법 위에 국민 정서법'이라는 말처럼, 최근 '경이로운 소문2' 제작발표회에서 "악에 받쳐"라는 감정에 치우친 억울한 표현 대신 주인공으로서 한 번 더 생각한 복귀 멘트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폭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던 연예인이 다시 복귀할 땐 본인이 정확히 짚어주는 태도는 필요해 보인다. 행여 긁어부스럼이 생길까 봐, 혹은 '과거 일은 기사로 찾아보세요'라는 식의 뉘앙스는 앞으로 나아가기보단 '대충 덮어두고 넘어가자'라는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리고 양측이 원만히 합의했거나 사과하고 마무리된 사안에 대해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는 게 맞다. 끝까지 루머를 생성하고, 억측을 내놓는다면 악플러와 다를 게 없다.
출연 금지 연예인이 아닌 이상 캐스팅은 전적으로 제작진의 몫이다. 조병규든, 김소혜든, 향후 복귀할 또 다른 누군가든 이제 그들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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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tvN·KBS2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