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어 버린 최예나의 사과는 설득력을 잃어버렸다.
사과를 안 하느니만 못했다. 시기를 놓치고 너무 늦어버린 사과는 대중을 설득할 힘을 잃었고, 오히려 논란만 다시 끌어낸 모습이다. 아티스트 이미지에 괜한 타격만 한 번 더 주는 꼴이 됐다.
가수 최예나의 소속사 측이 지난 6월 27일 발매했던 두 번째 싱글의 타이틀곡 ‘헤이트 로드리고(Hate Rodrigo)’ 제목 논란에 대해 뒤늦게 사과문을 내며 다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헤이트 로드리고’는 발표 당시 제목과 뮤직비디오 초상권, 저작권 침해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곡이다.
최예나의 소속사 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5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최예나의 두 번째 싱글 ‘HATE XX’와 관련해 “당사를 향한 팬 여러분의 애정 어린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더욱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헤이트 로드리고’ 논란에 대한 입장인 셈이었다.
‘헤이트 로드리고’는 선망의 대상에 대한 좋아하는 마음을 애써 부정해보지만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귀여운 질투를 담은 곡이다. 누구나 느꼈던, 하지만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삼켰던 질투와 동경의 감정을 풀어낸 곡으로, 최예나는 자신의 선망의 대상인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에 대한 동경과 귀여운 질투를 표현했다.
최예나는 컴백 쇼케이스에서 “선망의 대상에게 느끼는 동경과 질투 다양한 감정을 귀엽고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라며 “반어적인 표현으로 그 사람에 대한 애정과 동경을 극대화 한 것이다. 진심이 담긴 퍼포먼스와 무대로 보여드리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해당 곡은 발매 직후부터 많은 논란이 됐다. 일단 제목에 ‘헤이트’라는 단어와 로드리고의 이름을 같이 사용해 문제가 됐다. 해당 곡이 로드리고에 대한 동경의 마음을 드러냈다고 하더라고 ‘헤이트’라는 단어가 증오와 혐오라는 뉘앙스에서 쓰인다는 점에 문제가 됐다. 실존 인물에게 적용하기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헤이트 로드리고’의 뮤직비디오에 로드리고의 사진을 사용, 초상권과 저작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비공개 조치가 됐다.
컴백과 동시에 불거진 논란에 최예나는 결국 ‘헤이트 로드리고’ 활동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컨디션 난조로 활동을 쉬었고, 1주 활동으로 마감했다. 당시에도 소속사 측은 “다양한 이야기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욱 음악에 정진하는 모습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활동을 종료하고 한 달이 지나서 발표한 사과문이었다. 하지만 너무 늦어 버린 소속사의 사과문에는 정작 알맹이가 쏙 빠져 있었다. 입장 발표 시기가 늦었을 뿐만 아니라 직접 ‘헤이트 로드리고’ 작사, 작곡 작업에 참여한 최예나는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대중을 설득하기엔 너무 늦은 움직임이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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