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가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 이슈를 다룬 가운데 편파적으로 내용을 담았다는 역풍을 맞고 말았다.
19일 전파를 탄 ‘그알’에서 진행자 김상중은 “어린 나이이긴 하지만 간절히 원한 데뷔를 한 이 시점에 누군가의 가스라이팅으로 소속사와의 소송을 시작했을까 의문이 든다”라며 객관적으로 피프티 피프티 사건을 파헤치겠다고 했다.
피프티피프티는 지난해 11월 데뷔한 새나, 아란, 키나, 시오로 구성된 4인조 걸그룹이다. 지난 2월 발표한 싱글 '큐피드'가 SNS 숏폼 챌린지를 발판으로 해외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미국 빌보드 차트, 영국 오피셜 차트에 오르는 ‘중소돌의 기적’을 썼다.
그러나 피프티피프티 메버들은 돌연 소속사 어트랙트를 향해 전속계약 분쟁을 제기했다. 정확한 정산 확인이 어렵고, 멤버 건강 관리가 미흡했다는 이유였다. 이와 관련 어트랙트 측은 외부 세력의 멤버 빼가기 이른바 '템퍼링' 의혹을 거론하며 그 대상으로 외주 용역업체 더기버스를 지목했다.
‘그알’에서도 어트랙트 전 팀장은 “어느 날 갑자기 내용증명이 날아왔다”며 “더기버스에서 인계 받자마자 바로 메일을 확인했다. 그런데 ‘더기버스’ 직원들이 사용하던 6개 계정을 다 삭제한 채로 이관을 했다. 이거는 조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하지만 더기버스 측은 소속사에서 제안하기도 전에 용역 계약 종료를 통보한 일을 두고 “2년 동안 자금난에 시달렸다. 외상 제작을 했다고 할 정도로 모든 과정에서 힘들었다. 80억을 투자했다고 했을 때 놀랐다. 돈에 대해서는 본 적이 없다. 총 25억 정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멤버들의 가족들도 입을 열었다. 한 멤버의 가족은 어트랙트 대표에 대해 “공포의 대상이다. 저희 어린 아이들이 버티지 못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멤버의 가족은 정산은 부수적인 것 같다. 공황장애로 여러 번 발작이 있었다. 한 번은 실신해서 산소호흡기로 깨어난 적도 있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심지어 “CCTV도 있었고 감시와 통제가 심했다. 부모들이 음식을 갖다주면 거실에 내다 던져버리고 쓰레기통에 주워 담으라는 모욕적인 언사나 이런 것들을 심하게 당했다. 가수를 안 했으면 안 했지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는 증언도 나왔다. 멤버들 또한 “지속적이고 악의적인 루머로 힘들지만 버텨내리라 다짐하고 있다”는 손편지를 보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방송 이후 기류가 묘하다. 멤버들과 가족들, 더기버스를 향한 비난은 가라앉지 않고 있고 어트랙트 대표를 향한 응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알’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은 접속이 지연되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예고 영상 댓글을 보면 양측을 향한 반응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누리꾼들은 “혼신의 힘을 다한 작가와 pd의 피프티 팬심 방송 잘 봤습니다”, “그알이 이런 감성적인 프로가 되었을 줄은 정말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다시는 그알을 시청하지 않을 것이며, 2023년 8월 19일자 방영분을 보며 더더욱 전홍준 대표님을 응원하게 되었어요”, “방송사의 핵심없는 편파보도에 어이가 없는데요”, “방송 의도와 달리 그알 보고 더 응원하게 됐어요. 어트랙트 대표님 응원합니다” 등의 댓글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심지어 어트랙트 대표가 제작한 그룹의 멤버였던 더러쉬 김민희는 방송을 본 뒤 “방송 너무 열받네. 마지막 편지 뭔데 사장님 여론이 왜 언플인데 나는 돈도 필요없고 인기도 필요없어요”라며 “노래 진짜 우리가 하고 싶었는데 인기가 없어서 못했는데, 지켜봐 주는 사람이 있고 그 속에서 노래를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 모르는 거지. 아.. 너무 화나”라고 후배들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피프티 피프티 사태는 거센 법정싸움으로 번진 상태다. 앞서 재판부는 합의를 통한 조정을 권유했지만 피프티 피프티 측은 '전속계약 해지' 조건이 없는 합의에 반대하며 조정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합의가 불발됨에 따라 재판부는 양측에 대한 강제 조정 혹은 공판 진행을 결정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그알’ 방송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양측의 진실공방이 팽팽한 상황이지만 ‘그알’ 방송이 피프티 피프티 측에 불리한 여론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알’ 제작진과 피프티 피프티 측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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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