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과 배우 김의성, 양현민이 환상의 케미를 선보였다.
29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나는 지금 화가 나있어’에서는 역대 한국영화 매출 1위의 주인공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이 출연했다.
이날 이병헌 감독은 최근 개봉된 영화 '드림'에 대한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이경규 영화 '드림'에 대해 "그게 스코어가 조금 빈약하지 않냐"라며 공격했고, 박명수 역시 주연 배우 박서준, 아이유를 언급하며 "그런데도 그렇게 한 거냐"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나 이병헌 감독은 "사실 실패작이라 생각하지 않고, 해외에서 잘 풀리고 있다"라며 온화한 미소를 지어 패널들을 당황케 했다.
아이유 캐스팅에 대한 비화도 전했다. 이 감독은 "소민이라는 캐릭터인데, 박서준보다 원래 누나인 캐릭터라 나이대가 맞지 않았다. 그런데 캐스팅 회의를 하던 중, 스태프 중 한 분이 아이유 씨를 섭외 리스트에 가장 위에 올려놨더라. 이유를 물어봤더니, 팬심에 그냥 한 번 넣어봤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팬인데. 그럼 미친 척하고 한번 섭외 넣어봐라. 그녀가 한다고 하면 시나리오를 전면 수정하겠다'라고 했다. 사실 반농담이었는데 수락을 해주셔서 일주일 후에 시나리오를 수정했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병헌 감독은 '충무로 ATM설'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영화 ‘스물’ 때 데뷔하고 얼굴이 알려지면서 주변인들이 돈 꿔달라 연락이 오더라.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구체적인 채무 액수를 묻자 "엄마가 놀라실까 봐 액수는 생략하겠다"라고 답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재촉은 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이 감독은 "그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돈을 갚을 사람이거나 저랑 인연을 이어갈 사람이라면 제가 재촉하거나 하지 않아도 연락이 올 거고, 어차피 빌려준 돈이 그 사람이 내 곁에 머물면서 더 큰 손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처리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손절 비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특급 게스트인 이병헌 감독의 최측근이자 페르소나라고도 불리는 배우 김의성과 양현민이 깜짝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 김의성은 영화 '극한직업', '스물'을 함께했고, 배우 양형민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이병헌 감독 작품에 모두 출연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다만 김의성은 '이병헌 감독 사단'이라는 수식어에 "양현민 배우는 이병헌 사단이 맞다. 저는 겨우 두 작품인데 사단이라고 할 것까진 없는 것 같다. 맨날 써 달라는 데 잘 안 써준다"라고 폭로하며 "또 두 작품 외에는 크게 흥행이 안 됐다. 이번에 영화 '드림'도 하고싶었는데 안 써줘서 못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양현민은 '이병헌 감독의 페르소나가 아닌가'라는 말에 "감독님은 인정 안 하는 페르소나다. 그냥 자주 나오는 애 정도"라고 농담하며 "봉준호 감독 송강호 선배 정도는 페르소나라고 하지만, 저도 인정해 주실지 모르겠다"라고 물었다. 이에 이 감독은 "저희가 독립 영화같이 할 때 술자리에서 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진짜 잘돼서 같이 일 못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근데 계속 같이 일하고 있다. 왜 그렇게 스케줄이 되는 건지"라고 말해 '찐친' 케미를 선보였다.
특히 양현민은 '봉준호 감독님과 이병헌 감독의 작품 제의가 동시에 온다면'이라는 질문에 "봉준호 감독님 것을 해야죠"라고 단호히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김의성은 "이병헌 감독이 개런티 10배를 준다고 하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양현민은 "봉준호 감독님 거 해야죠. 제가 돈을 보고 연기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라고 재차 강조했다.
두 배우의 폭로는 계속됐다. 양현민은 "스타 감독이 된 후로 변한 점이 있나"라는 권율의 질문에 "없다. 옛날 무명 때부터 건방졌기 때문"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반면 김의성은 "연락을 안 하더라"라며 "옛날엔 연락 잘했다. 아이유랑은 연락하고 그러느라 (안 한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세 사람의 술자리는 언제 가졌나'라는 질문에도 김의성은 "천만 되기 전에 많이 했다"라고 폭로했다.
이에 이병헌 감독은 "밖에서 술을 많이 안 먹다 보니"라고 해명하면서 "평소에 선배님 따라다니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영화 '스물' 무렵부터 엄청나게 바빠지기 시작해서 연락드리기 죄송했다. 조심스럽다 보니 연락을 못 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김의성은 "정확하게 천만 이후에 그랬다. 우연이겠지만, 아이유 만난 다음부터 그랬다"라고 재차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반대로 이병헌 감독이 두 배우에게 화났던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 감독은 양현민에게 화났던 순간을 묻자, "매 순간 화가 난다. 눈치 없는 면이 있다"라며 "현장 안 돌아가서 죽겠는데 저쪽에서 엄청나게 떠든다. '드림' 해외 촬영할 때였다. 시간이 촉박해서 머리카락이 빠질 지경이었는데 텐트에서 배우들과 파티하고 있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어려운 선배님들도 계시고 아이유 씨도 있어서 화도 못 냈다. 배우들을 재밌게 해주면 좋긴 한데, 적당히 해야 하지 않나. 현민이를 부를까 몇 번을 고민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박명수는 "그렇게 화 나도 아이유만 보면 웃음이 나오지 않았나"라고 물었고, 이 감독은 "그건 그럴 수밖에 없다"라고 즉답했다. 더불어 김의성에게 화가 났던 적을 묻자, "선배님을 상대로 화를 낸 적은 없지만, 집에 가서 댓글을 좀 달까 싶었다"라고 떠올렸고, 김의성은 "그게 너구나!"라고 외쳐 폭소를 자아냈다.
한편 ‘나는 지금 화가 나있어’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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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에브리원 '나는 지금 화가 나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