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시속' 김진원 감독 "장발+수염, 안효섭을 이렇게 만들다니..사회적 지탄 예상"[인터뷰①]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9.11 11: 17

'너시속' 김진원 감독이 배우들의 촬영 비화를 전했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 김진원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과 친구 인규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이날 김진원 감독은 주연 배우 캐스팅 비하인드를 묻자 "요즘은 제가 캐스팅 했다기보다 캐스팅 받는 입장이다. 안효섭 배우같은 경우는 막연하게 좋은 남자 배우를 하고 싶다는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만나게 됐다. 당시 '김사부3'의 촬영 스케줄이 잡혀있어서 '내가 기대치를 낮춰야되나?' 이런 고민을 하고있었는데 마침 스케줄이 조금 뒤로 밀린단 얘기 듣고 이건 놓쳐선 안될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안효섭 배우는 진지하기도 했지만 소년미나 개구진 모습이 있다. 저희 작품의 인물로서 우리 작품 안에서, 우리 대본 안에서의 싱크로율이 상당히 높다는 생각을 했다. 이 배우는 꼭 잡고싶다고 생각해서 많은 설득을 거쳤다. 그런데 안효섭 배우도 대본 보자마자 너무 재밌어서 쭉 읽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쉽게 캐스팅 됐다"며 "제가 안효섭 배우한테 선택 받았다고 하는게 맞다"고 덧붙였다.
미팅 당시 안효섭은 '사내맞선'을 촬영중이었다고. 김진원 감독은 "만화적인 인물로 연기한다고 해서 궁금했고, 대본리딩할때 '사내맞선' 톤으로 읽어봐주시길 바랐다. 그걸 보고 똑같이는 아니지만 몇몇 신에서 차용할수있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너의 시간 속으로' 공개 후 2023년 시점의 남시헌(안효섭 분)의 누추한 스타일링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덥수룩한 머리카락에 수염난 안효섭의 비주얼을 처음 접한 시청자들의 원성이 쏟아진 것. 김진원 감독은 "그 부분은 저도 현장에서 효섭 배우한테 '내가 너를 이렇게 만들어놓다니 작품 나가면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수 있겠다'는 얘기를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40대 남시헌의 콘셉트는 안효섭 배우와 여러번 이야기 하고 스타일링 테스트도 여러번 했다. 머리모양도 바꾸고 가발도 여러가지를 썼다. 40대 남시헌의 콘셉트에서 제일 중요한건 20년의 시간을 혼자 고단히 겪었기 때문에 고통의 깊이감이 보여야했다는점에 주안점을 뒀다. 그래서 40대 남시헌의 모습은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은, 지쳐있는 모습이어야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여러 모습을 테스트했는데 어떻게 해도 댄디해보이더라. 지쳐보여야하는데. 그래서 그런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형식적 이유도 있었다. 안효섭 배우가 1인 4역을 하게 된다. 시기적으로는 1인 6역이다. 그러다 보니 비주얼적으로 두 인물을 확실히 갈라놓고 차별점 두는게 필요하다 생각했다"며 "40대 남시헌의 비주얼이 팬분들에게 얼마나 속상했겠나. 저도 당연히 너무 속상했지만 드라마 이해도와 감정을 위해서는 대학교 장면이나 구연준(안효섭 분)의 모습에서 더 예쁘게 가자고 했다. 40대 남시헌도 댄디하게 간다면 우리들이 원하는 이해도를 주기 힘들것 같다는 고민들이 많이 담겨있었다"고 전했다.
또 작중 한준희, 권민주 역을 맡은 전여빈에 대해서는 "촬영하며 '너는 잘한단 얘기 들을것 같다'는 말을 했었다"며 "저도 11부, 12부를 볼땐 1인 2역이 아니라 전혀 다른 인물처럼 느껴졌다. 11부, 12부에서 전여빈 배우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고 극찬했다.
그런가 하면 원작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다는 평을 들은 강훈(정인규 역)에 대해서는 "원작과 싱크로율 높은 배우를 선택하려 한건 아니다. 작가님이 개인적으로 인규와 민주에 대한 애정에 높으셨다. 인규가 민주에게 갖는 감정들, 시헌에게 무한한 우정이 있지만 그럼에도 민주에 대해 갖고 있는 마음들을 오디션 장에서 강훈배우가 연기가 아닌 본인 그대로의 모습으로 내보내더라. '굳이 이 친구가 연기를 안 해도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이겠다' 싶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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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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