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잡은 쿠팡, 넷플릭스 독점 깰 바늘구멍 만들까 [Oh!쎈 초점]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9.13 09: 30

쿠팡이 OTT에 이어 매니지먼트와 제작까지 넘보고 있다. 벌써부터 국내 시장을 들썩이게 만드는 조짐이 새로운 거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을 기대하게 만든다. 
지난 4일 쿠팡이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 설립 소식과 함께 첫 아티스트로 신동엽과의 전속계약을 발표했다. 신동엽이 17년 동안 함께 근무해 온 베테랑 매니저 최종욱 대표와 함께 하며, 이를 통해 "아티스트가 작품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당찬 포부까지 밝혔다. 
유재석, 강호동, 전현무, 김구라, 이경규 등 소수의 방송인과 함께 '국민 MC'급 반열에 오른 신동엽인 만큼 그의 거취 만으로도 씨피엔터테인먼트의 소식은 업계를 들썩이게 만들기 충분했다. 더욱이 신동엽은 최근 창립자 이수만 회장이 물러나며 화제를 모은 SM엔터테인먼트 산하 SM C&C 출신이기도 한 바. 그런 신동엽이 'SNL코리아' 시리즈로 인연을 맺은 쿠팡의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하는 것은 새롭지만 마냥 낯선 그림은 아니었다.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점은 OTT 쿠팡플레이를 거느린 쿠팡이 또 다른 자회사로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쿠팡은 당장 매니지먼트 뿐만 아니라 더욱 활발한 제작까지 가능해졌다. 실제로 쿠팡플레이 측은 씨피엔터테인먼트 설립 소식을 밝히면서 "훌륭한 콘텐츠로 계속해서 고객에게 큰 감동을 전할 것"이라며 "글로벌 OTT의 독점이 우려되는 국내 시장에서 씨피엔터테인먼트는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 제공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도 했다. 
한국 콘텐츠의 우수성과 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치솟은 시기이지만, 최근 한국의 제작 현장을 두고 "넷플릭스의 하청기지화 됐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다수의 작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간택된 소수의 작품이 아니고서는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디즈니+를 구했다고 평가받는 드라마 '무빙'조차 뛰어난 완성도에는 이견이 없으나,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에서 틀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운 소리 또한 나오는 형국이다. 모두 넷플릭스가 세계를 상대로 뿌려둔 거대한 구독자 네트워크가 콘텐츠 자급자족의 밑거름이 되는 여파다.
국내에서도 이를 상쇄할 만한 토종 OTT들이 있으나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가 무산됐고 그 틈에 쿠팡플레이가 넷플릭스를 제외한 이용자수 1위로 올라섰다. 물론 쿠팡플레이는 쿠팡 와우클럽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혜택 개념인 만큼 허수를 내포하고 있으나, 절대적인 표본이 국내 1위라는 점은 무시하기 힘들다. '어느 날', '안나'와 같은 소수의 오리지널 콘텐츠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중계 독점이라는 차별화 포인트가 쿠팡플레이 만의 대체불가능한 매력을 만들었다는 평도 있다. 
이 밖에도 스튜디오드래곤으로 제작 역량은 갖췄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 티빙, 지상파 스트리밍 서비스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웨이브, 카카오TV의 실패로 제작에 집중하는 것으로 선회한 카카오까지. 플랫폼 공룡을 노렸으나 각자의 사정으로 답보 중인 경쟁사들도 있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가 한국 플랫폼 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대한 새로운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를 기대하고 있다. 과연 쿠팡플레이는 도약할 수 있을까. 적어도 신동엽을 내세운 매니지먼트, 그 첫 단추는 잘 뀄다. / monamie@osen.co.kr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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