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료보다 수신료, '무료 OTT' 내건 KBS+ 가치 [Oh!쎈 초점]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9.20 10: 22

"한국 무료 OTT 하나쯤은 있어야죠". KBS가 '수신료의 가치'를 내걸고 자체적인 OTT KBS+(케이비에스플러스)를 내놨다. 개인의 구독료가 아닌 국민의 수신료를 바탕으로 한 보편적이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이자 비로그인 OTT의 출범, 결국 관건은 사회적 합의와 재원이다.
KBS가 최근 방송의 날에 맞춰 공개한 KBS+는 KBS의 자체적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다. 지난 2015년 공개됐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마이케이(myK)'를 리브랜딩한 것으로, KBS 1, 2TV와 KBS N의 다섯 개 채널(드라마, 조이, 스토리, 키즈, 라이프)의 실시간 방송과 다시보기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미 KBS의 콘텐츠는 국내 OTT 웨이브(Wavve)를 통해 SBS, MBC 등 다른 지상파 채널들과 함께 서비스 되고 있는 상황. 다만 '차마고도, '누들로드' 등 KBS의 고품격 다큐멘터리는 오직 KBS+에서만 공개된다. 비인기 경기의 전용 채널도 생긴다. 물론 KBS+가 출범했다고 해서 웨이브와 KBS의 연결 고리가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인 OTT를 그것도 무료, 비로그인으로 선보이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KBS 제공] KBS가 무료 비로그인 OTT KBS+를 출범했다.

[사진=웨이브 제공] KBS의 기존 OTT 서비스는 웨이브에서 유료로 가능했다.
KBS 관계자는 OSEN에 "가장 큰 차이점은 무도느 콘텐츠가 비로그인 기반에서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구독료를 지불하면서 OTT를 시청할 수 없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있고, 모든 사람들이 자가용이나 택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이나 버스도 이용하듯이 디지털 세상에도 '한국 대표 무료 OTT'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출시해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소위 '간편 모드'가 KBS+에 적용된 배경이기도 하다. KBS 측은 "디지털 소외계층이 세상과 편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일반 국민들에게도 편향되지 않은 다양한 관점의 콘텐츠와 온 가족이 안심하고 시청할 수 있는 안전한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라며 KBS+의 출범 의의를 거듭 설명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현재 국내 최다 가입자를 보유한 OTT 넷플릭스.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디즈니+. 현재 한국에서 공개되고 있는 OTT를 이용자수 순서로 늘어봐도 한 손을 꽉 채우는 상황. 이들 모두 각기 다른 가격과 동시접속 계정수, 광고 여부 등을 내세우지만 동일한 점은 결코 무료는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이 동시에 여러 OTT를 중복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인당 구독료의 편차는 쉽게 벌어진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하는 것이 강점인 대중문화산업에서조차 구독료라는 경제적 이유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무료, 비로그인을 표방하는 KBS+의 방침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러나 동시에 막대한 제작비를 바탕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성장해온 OTT의 강점이 KBS+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어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동시에 수신료에 의존하는 KBS+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실제 KBS+의 재원에는 광고료도 일정 부분 차지하기는 하나, 적자를 해소할 수준은 아니기에 수신료로 충당되고 있다. 더욱이 KBS 관계자는 "향후 수신료 분리고지 영향으로 재정이 심각하게 부족할 경우 KBS+ 지속여부는 현재로써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가 KBS+를 선택한 것은 결국 OTT 서비스 또한 보편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일념에 '수신료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고려거란전쟁'으로 대하사극이 부활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행보라고 볼 수 있다. 수신료 분리징수를 비롯해 당면 과제가 시급한 KBS가 사회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도 읽힌다. 
이와 관련 KBS 측은 "부여된 사회적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의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며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재정적 지원을 받아 진정으로 괜찮은 '대한민국 대표 무료 OTT'로 KBS+를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웨이브,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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