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흠집만 나도 폭망…극장 영화 흥행의 조건 [Oh!쎈 초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9.25 22: 05

 천만 관객 동원이 목표인 시대는 끝났다. 각 영화마다 다른 순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간접 비용을 웃도는 게 바로 흥행작으로 분류되는 시대다. 아주 새로운 경험과 티켓값에 따른 보상을 해주는 콘텐츠만이 극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데, 그 와중에 작은 흠집만 생겨도 폭삭 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영화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예전보다 더 많은 조건들이 필요하다. 개봉 시기 책정부터 관객들의 태도 변화에 이르기까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본 적 없던 개성 있는 플롯,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에서 시작된 서사, 그리고 감독만의 개성 있는 연출력이 중요하다.

작품이 가진 본연의 힘에 출연 배우들의 매력까지 추가된다면, 연기를 잘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작품은 동력을 얻어 기대 이상의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흥행 성공의 가장 큰 힘은 개봉 전 열린 언론 시사회 및 일반 시사회를 통한 긍정적인 입소문이 첫 번째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긍정적인 바이럴이 뒤따르면 흥행을 하는 데 초반 힘이 실린다. 긍정적인 바이럴은 영화의 흥행에 불을 붙이면서 전체 누적 관객수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처럼 SNS를 통한 마케팅이 있지만 반면에 역바이럴이 생기면 흥행이 불투명해진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영화를 공격한다고 해서 망한다는 게 아니라, ‘재미 없다’는 말 한 마디에서 흠집이 나기 시작하는 것. 이는 예비 관객들이 선택을 꺼리게 되는 첫 번째 이유다. 티켓값이 1만 5천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오른 비용은 예년보다 영화를 보러 가는 것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나, 재미 없는 작품에 이 비용을 쓰기 아까운 것이지 만족스러운 콘텐츠에는 언제든 지불할 준비가 돼있다.
예전에는 스타 배우 캐스팅에, 흥행 공식을 갖춘 장르물만 내놓으면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돼 있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 관객들은 전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콘텐츠에 대한 평가 기준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극장용 영화를 치열하게 만들지 않으면 개봉과 동시에 바로 소멸된다는 사실을 우선적으로 마음에 새겨둬야 한다. 최근 2~3년 간 눈에 보이는 경험을 많이 하지 않았나. 반면 최고의 것을 뽑아낸다면, 굳이 전세계를 위한 프로젝트를 꾸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해외 수요까지 높아질 것이다.
해외를 겨냥해 굳이 콘텐츠를 변화하기보다, 해오던 대로 한결 더 가성비 있게 만든다면 글로벌 관심도 따라온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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