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의 대모 김순옥 작가의 신작 ‘7인의 탈출’이 시작과 동시에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15세 이상 관람가에도 불구하고 학교 폭력, 원조교제 후 출산, 아동학대 등 소재를 자극적으로 다뤘다는 비판이 등장한 것.
지난 15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은 김순옥 작가, 주동민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거짓말과 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 그리고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명의 악인들의 생존 투쟁과, 그들을 향한 피의 응징을 그린 피카레스크 복수극을 그렸다.
그러나 첫 방송에서 한모네(이유비 분)의 원조교제 및 교내 출산, 금라희(황정음 분)이 친딸 방다미(정라엘 분)의 얼굴을 주먹으로 치는 등 아동학대 장면이 등장하며 논란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한모네는 ‘방울이 사건’의 주인공을 자신에서 방다미로 바꿔달라고 양진모(윤종훈 분)에 요청하며 악행을 이어갔다.
결국 해당 사건의 주인공은 방다미로 알려졌고, 하루아침에 ‘미술실 출산녀’가 됐다. 시청자 역시 게시판을 통해 작품 속 내용의 수위를 지적하는 글을 올리며 비판을 이어갔고, 방심위에는 1~2회가 방송에 대해 총 8건의 민원이 들어갔다.
방심위에 따르면 해당 민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으나, 현재 민원을 검토해 심의 안건에 상정할 지 논의 중이라고. 앞서 ‘펜트하우스’, ‘황후의 품격’에서도 방심위 민원이 접소돼 법정제재 주의와 시청 등급 조정을 요구받았던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감독이 ‘7인의 탈출’에서도 자극적인 소재와 장면의 반복이라는 같은 이유로 지적받고 있다.
더불어 3회가 방송되기 전 '7인의 탈출' 측은 가짜뉴스가 더욱 잔혹해질 예정이라고 예고해 피로도를 높였고, 실제로 방송분에서도 한모네는 방다미가 양부 이휘소(민영기 분)를 남자로서 사랑한다고 거짓말을 해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김순옥 작가는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언니는 살아있다’ 등 히트작을 줄줄이 발표하며 ‘막장 대모’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막장 내용임에도 높은 몰입도를 자랑하며 시청자들을 몰고 다녔다. 특히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는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 위치한 펜트하우스에서 세 여성의 일그러진 욕망이 어떻게 발현되고 무너질 수 있는가를 솔직하게 보여주면 흥행을 이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것’ 수준이었던 시즌1을 제외하고는, 시즌2와 시즌3에서 무리수 설정이 연이어 나왔다. ‘펜트하우스’는 1회 9.2%에서 시작해 마지막회 28.8%로 마무리한 시즌1과 인기를 이어받아 1회 19.1%로 시작해 최고 시청률 29.2%를 달성한 시즌2에 비해 시즌3는 단 한회도 20%를 넘는 회차가 등장하지 못했다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7인의 탈출’ 역시 무리수 넘치는 소재와 장면으로 인해 1회 시청률 6%, 2회 6.1%로 0.1% 상승에 그치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부르고 있다. 김순옥 작가의 작품과 비교해도 낮은 시청률에다가 SBS 금토드라마 시청률과 비교해도 확연히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 개연성 없이 자극적인 소재로 선의 넘는 김순옥 작가, 주동민 감독의 의기투합에 시청자들은 점점 지쳐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SBS는 오는 23일 드라마 결방을 선택하는 대신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중계를 포기하고, ‘7인의 탈출’ 3회 재방송과 4회 정상 방송을 결정했다. SBS에서 진행하는 아시안 게임 개막식 중계는 ‘7인의 탈출’ 3~4회 방송과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이 끝난 밤 12시 25분부터 녹화 방송으로 공개된다.
시청자들의 비판과 원성이 계속되는 이유는 선정적 소재나 자극적인 장면 외에도 ‘7인의 탈출’ 역시 시즌제로 제작돼, 내년 시즌2가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첫 주 방송이 공개된 가운데 김순옥 작가가 시즌2까지 이렇게 이야기를 펼쳐낼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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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