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없는 '도적', '오겜' '수리남' 잇는 추석 효자될까? [Oh!쎈 초점]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9.30 09: 05

'도적'이 2년 전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대박과 지난해 '수리남'을 잇는 웰미이드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을까.
지난 22일 첫 공개된 '도적: 칼의 소리'(감독 황준혁·박현석, 극본 한정훈,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얼반웍스·바람픽쳐스)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 작품이다. 
드라마 '38 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 '블랙독' 등을 연출한 황준혁 감독과 '비밀의 숲2', '홈타운' 등을 연출한 박현석 감독, '뱀파이어 검사', '38 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등의 각본을 맡은 한정훈 작가가 살아남기 위해 빼앗아야 하는 격동기의 간도를 그려냈다. 총 9부작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을 계기로 매년 추석 시즌 그해 가장 기대작을 내놓고 있다. 2021년에는 전 세계를 강타한 레전드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공개해 전무후무한 메가 히트를 기록했고, 현재 시즌2를 촬영 중이다. 지난 2022년은 '한국의 나르코스'라 불린 '수리남'을 오픈해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의 마약왕 조봉행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졌고, 2016년 이미 사망했다는 사실까지 이목이 집중됐다.
'도적'은 국내에서 자주 선보이지 않는 웨스턴 장르를 기반으로 했으며, 1920년대 일제 강점기 시대가 배경이다. 동서양의 분위기가 적절히 조합됐는데, 우리나라에서 보면 판타지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고, 오히려 유럽이나 미국 시청자들 입장에선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장르다. 
일제 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도적'. 영화 '놈놈놈', '암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 자연스럽게 몇 몇 작품이 뇌리를 스치기도 하고, 각 캐리터의 비슷한 설정도 간혹 눈에 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들이 독립운동가를 주인공을 내세웠다면 '도적'은 여기서 차별점을 둔다.
'도적'의 주연 이윤(김남길 분)을 비롯해 시리즈의 핵심이 되는 도적단은 독립 운동을 하지 않는다. 남의 것을 빼앗는 도적(盜賊)이 아닌 칼'도'에 소리 '적'자를 의미하는 '칼의 소리'를 뜻하는 도적(刀嚁)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독립 운동가를 다루지 않으면서 동시에 국뽕도 강요하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면 어쩔 수 없이 '국뽕' 논란에 휩싸이곤 하는데, '도적'은 여기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게 큰 장점이다. 
또한 도적단의 리더, 신분을 위장한 독립운동가, 조선인 마을의 정신적 지주, 일본군, 총잡이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거친 시대를 살아가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김남길을 중심으로 서현, 유재명, 이현욱, 이호정을 비롯해 김도윤, 이재균, 차엽, 차청화 등 배우들의 앙상블과 열연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모래바람 휘몰아치는 간도의 황무지에서 시작된 얽히고설킨 운명과 강렬하고 스펙터클한 황야의 총격전부터 마상 액션 등 볼거리도 화려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획 단계부터 시즌2를 염두에 둔 탓에 시즌1의 결말을 포함해 풀리지 않은 떡밥이 많다. 시즌1만 보면 인물들의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나 급진전된 스토리 등이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주연 김남길에 따르면, 작가 등과 시즌2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이미 대본도 나와 있는 상태라고. 내년 가을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후속 이야기는 내후년이 지나면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제 강점기를 다뤘지만 국뽕이 없는 '도적: 칼의 소리'가 글로벌 시청자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