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연휴에는 ‘천박사’, ‘1947 보스톤’, ‘거미집’ 등 3편의 한국영화가 같은 날(9월27일) 개봉해 삼각 구도를 이뤘다.
관객들의 각기 다른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경쟁에 뛰어들었기에, 선택의 폭이 넓어져, 대체로 고른 평가를 받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상영 첫 주말까지 나온 성적을 보면 강동원의 ‘천박사’가 가장 먼저 100만 관객을 돌파하게 됐다. 뒤이어 ‘1947 보스톤’, ‘거미집’이 따라붙고 있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어제(30일)까지 누적 관객수 94만 4167명을 기록했다. 상영 5일 차인 오늘(1일) 100만 관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 제공배급 CJ ENM, 제작 ㈜외유내강, 공동제작 세미콜론 스튜디오・CJ ENM STUDIOS)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을을 지켜 온 당주집 장손 천박사는 조수 인배(이동휘 분)와 함께 가짜 퇴마사로 활동 중이다. 그러던 어느날 귀신을 보는 여자 유경(이솜 분)이 찾아와 귀신 씐 동생 유민(박소이 분)을 퇴마해 달라고 의뢰한다.
이 과정에서 천박사는 그동안 본 적 없던 최악의 악귀 범천(허준호 분)을 만나고, 그를 통해 무당이었던 친할아버지(김원해 분)의 사연을 접하게 된다. 영화는 신점, 무당 등 전통 무속신앙에 CG를 입힌 현대 기술을 접목한 오컬트 액션을 표방한다.
‘전우치’(2009)에서 도사, ‘검은 사제들’(2020)에서는 부제, ‘검사외전’(2016)에서 사기꾼으로 분했던 강동원은 귀신을 쫓는 칠성검을 들고 악귀와의 싸움에 임한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라 호불호가 명확하지만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4일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켰고 세 작품 가운데 가장 먼저 100만 관객을 달성하게 됐다.
‘1947 보스톤’이나 ‘거미집’과 달리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유일하게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 조감독을 거쳐 올해 상업 장편 연출작을 내놓게 됐다. 2011~2012년부터 연출부 생활을 해온 터라 선배 감독들에게 배운 경험들이 녹아있다.
한편 하정우와 임시완이 만난 ‘1947 보스톤’은 어제까지 누적 관객 46만 1359명이 들어 일별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미시간벤쳐캐피탈㈜·㈜콘텐츠지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콘텐츠지오,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빅픽처)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다.
또한 같은 날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제공 ㈜바른손, 배급 ㈜바른손이앤에이, 제작 앤솔로지 스튜디오, 공동제작 바른손 스튜디오·㈜루스이소니도스)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 ‘거미집’의 누적 관객수는 19만 2305명이다.
‘천박사’가 가장 먼저 100만을 달성한 가운데 관객들의 입소문에 따라 이 순위에 변동이 생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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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