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올해 추석 한국영화 승자는 강동원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 될 모양새다. 경쟁작들과 비교해 2배 이상의 관객들을 끌어모아 일찌감치 100만을 돌파했고 200만을 향해 순항 중인데, 그 중심에는 강동원이 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2014년 네이버웹툰에 연재돼 큰 인기를 끈 '빙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추석 연휴 남녀노소 온 가족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로, 강동원을 포함해 허준호, 이솜, 이동휘, 김종수, 박소이 등이 열연했다. 여기에 '기생충', '헤어질 결심' 등의 조감독 출신인 '봉준호·박찬욱 키즈' 김성식 감독이 장편 데뷔작으로 내놔 기대감을 높였다.
'천박사'는 지난달 17일 개봉해 5일 만에 100만 명 돌파에 이어 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으며, 누적 관객수 138만 명을 넘어섰다. 추석 시즌 독보적인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다. 순 제작비는 113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약 250만 명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추세라면 제작비 전액을 회수하고 수익을 낼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석 빅3 중 하나인 '천박사'가 관객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영화적 재미, 입소문, 배우들의 호연 등도 있지만, 강동원의 친 대중적인 행보도 한 몫했다. 초반 영화를 알리고 예비 관객들이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데 많은 역할을 한 것.
앞서 강동원은 무려 20년 만에 tvN 예능 '유퀴즈'에 출연해 유재석, 조세호를 만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외출만하면 명함을 받은 길거리 캐스팅 일화부터 군대 에피소드, '군도' 벚꽃 비하인드 등 의외의 입담을 자랑했다.
이어 인기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 등장해 "소주를 마시고 응급실에 3번 실려 갔었다"는 흑역사를 비롯해 "100평 부지 복층에 거주하고 있는데 자가는 아니고 렌트다. 차는 미니 쿠퍼 컨트리맨 1세대를 타고 있다" 등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사생활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강동원은 "스스로 아재라고 생각한다"며 "탕후루가 뭔지 모른다. 오늘 처음 들어본다"며 직접 먹어보더니 '똥과자 같다'고 시식평을 내놔 주변을 폭소케했다.
'스스로 아저씨'를 자처했지만, 최근 '천박사' 무대인사에서는 연일 리즈를 갱신하고 있다. 한국 나이로 42살이지만 야구점퍼를 입고 대학생 비주얼로 무대인사를 다니는 모습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다. '강동원 실물' 인증샷이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중이다.
이와 함께 다소 차가울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팬이 주는 손편지에 기뻐하면서 정성스럽게 받아가는 영상 등도 SNS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신비주의 없는 솔직한 반전 매력이 배우 강동원의 인기는 물론 영화 흥행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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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CJ ENM 제공, '유퀴즈' '피식대학'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