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새'가 지난해 '광복절'에 이어, 올해 '한글날' 전날에도 마치 '복사+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같은 길을 걸었다. 앞서 누리꾼들의 뭇매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일본여행을 즐기는 멤버들 모습이 그대로 송출됐다.
8일 방송된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약칭 미우새)'에서 이상민과 탁재훈, 김종민은, 해외에서 첫 데뷔하는 임원희 공연을 축하하기 위해 일본 나고야를 떠난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이상민과 탁재훈, 김종민, 임원희는 일본 나고야에서 유명한 가성비가 좋은 할머니 오마카세에 이어 하이볼이 99엔(약 900원)인 식당으로 향하며 제대로 식사를 즐겼다.
특히 이들은 일본에서 돌싱남들이 미혼남들보다 인기가 많다는 대화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고, 정신없이 일본식당에서 배를 채웠다. 이때, 이상민은 계산서를 확인하더니 갑자기 종업원을 불렀다. 16잔에 약 8만5천원이 나온 것. 알고보니 평일에만 99엔(900원)인 식당이었던 것이다. 주말이라 원가격인 한잔에 480엔이란 가격에 모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멤버들은 버스킹에서 예열한 후, 실제 공연장으로 향했다. 멤버들 지지 속에서 임원희가 해외무대에 첫 데뷔한 모습까지 그려지며 마무리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금껏 보여줬던 '미우새' 멤버들의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다. 다만 일본이라는 해외무대에 처음 서게 된 모습이 특별했던 것. 하지만 시기적으로 바로 다음날인 9일, 한글날을 앞두고 또 일본에서 일본어를 사용하며 여행 겸 비지니스를 즐기는 모습이 그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
지난해에도 '미우새'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날, 이상민과 탁재훈, 김희철의 일본 도쿄 여행 편을 방송해 논란을 일었다. 당시 일본에 화보 촬영 차 방문한 김희철을 찾아온 이상민과 탁재훈이 그려졌는데, 이번 방송과 다름없이 이상민이 안내하는 저렴한 가격의 식당들을 소개하며 먹방을 즐기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물론 일본 여행을 가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문제는 해당 방송이 광복절 하루 전날 송출됐다는 점이다. 누리꾼들은 '미우새' 제작진을 비판하며 불편함을 토로했으나 '미우새' 측은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을 닫았고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나, '미우새'는 같은 길을 걸었다. 지난해와 똑같이 멤버 중 누군가를 응원한다는 명분으로 일본에서 즐기는 저렴이 코스 식당을 소개했고,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일본어를 사용하며 여행을 즐기는 멤버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그대로 송출했기 때문.
과거 일본은 우리나라의 민족정신을 말살시키기 위해 한글사용을 금지시켰다. 한글날은 이러한 일제의 탄압을 당한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소중한 한글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다. 그렇기에 일본 잔재가 남아있는 단어들도 우리말로 순화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상황. 이렇게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광복절에 이어 한글날까지 일본에서, 일본어를 사용하며 여행을 즐기는 멤버들 모습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물론 '미우새' 측에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여파로 2주간 결방했기에, 해당 촬영분이 그대로 뒤로 밀렸을 수는 있다. 하지만 제작진은 2주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새로운 에필로그를 준비할 순 없었을까. 차라리 해당 방송분을 한 주 더 뒤로 송출했으면 어땠을지 씁쓸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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