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작가도 실패하고, ‘대세’ 임지연을 내세웠는데도 실패한 주 1회 편성 드라마. ‘얼굴 천재’ 차은우는 살릴 수 있을까.
“밀도 있는 편성을 통해 한층 강력한 몰입도로 시청자를 사로잡을 것.”, “청량한 코믹 로코물로 평일 밤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적합한 이야기와 캐릭터의 매력을 갖추고 있기에 자신 있게 주 1회 편성을 결정.”
이는 SBS와 MBC가 각각 ‘국민사형투표’와 ‘오늘도 사랑스럽개’(오사개)를 선보이면서 내세운 말이다. ‘국민사형투표’와 ‘오사개’의 공통점은 주 1회 편성이라는 것. ‘국민사형투표’는 매주 목요일, ‘오사개’는 매주 수요일 방송된다.
방송사들이 주 1회 편성을 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SBS와 KBS2는 각각 ‘펜트하우스’ 시즌3, ‘이미테이션’을 금요일 밤에 편성했다. tvN은 ‘슬기로운 의사생활2’를 목요일에 선보였고, JTBC는 ‘알고있지만,’을 토요일에 편성했다.
이 중에서 성공했다고 손을 꼽을 수 있는 건 ‘슬기로운 의사생활2’ 정도에 불과하다. ‘펜트하우스3’도 시청률에서만 보면 최고 시청률 19.5%로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펜트하우스’ 시즌2(최고 시청률 29.2%), ‘펜트하우스’ 시즌1(최고 시청률 28.8%)에 비하면 실패 쪽에 무게가 기운다.
오히려 주 1회 편성 작품들은 OTT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미테이션’, ‘알고있지만,’은 1~2%대 시청률에 불과했지만 준수한 화제성을 기록했다. 매주 본방송을 보기보다는 OTT 플랫폼 등을 통해 몰아보기를 하는 시청자가 많았음을 의미한다.
제작 여건 등의 이유가 있지만 주 1회 편성은 방송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제작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는 만큼 퀄리티에 신경을 써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 반면, 느린 이야기 흐름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린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오히려 OTT 등을 통한 ‘몰아보기’로 시청자들이 몰리는 이유가 된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숨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주 1회 편성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번번히 쓴 맛을 보고 있다. 박해진, 임지연, 박성웅을 앞세운 ‘국민사형투표’는 첫 방송 시청률 4.1%로 출발했지만 이를 넘지 못하고 3~4%대에 머물고 있다. 범죄 수사물 특성상 빠른 전개로 몰입도를 높여야 하는데 편성으로 인해 전개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추석 연휴, 아시안게임 생중계로 인한 결방 등이 장벽을 높였다.
주 1회 편성을 두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크게 엇갈린다. “시청 피로도가 없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가 하면, “다음회를 기다리게 하는 맛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이 가운데 ‘얼굴 천재’ 차은우, ‘대세 배우’ 박규영을 앞세워 등판한 ‘오사개’는 첫 방송 시청률 2.2%(1회), 2.8%(2회)를 기록했다. 그들이 목표했던 시청률 8%와는 거리가 멀지만 이제 첫 방송을 마친 만큼 낙담하기엔 이르지만, 시청률 1%대를 간신히 유지하다 막을 내린 선례들이 있어 불안한 마음이다.
김순옥 작가도, 임지연을 앞세운 ‘국민사형투표’도 성공하지 못한 주 1회 편성을 차은우가 자리 잡게 할 수 있을까.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