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렇게까지 아들의 사생활을 폭로해야 했을까. 큰아들을 변호하기 위해 둘째 아들을 버린 것과 다름없다. 박수홍 부모의 법정 발언이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 친형 부부에 대한 8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박수홍의 아버지는 검찰 측 증인으로, 어머니는 피고인 측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박수홍은 차마 재판에서 부모를 볼 수 없었는지 불출석해 대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수홍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친형 부부가 자신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2021년 4월 친형 부부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박수홍의 친형 부부 측은 총 61억 7000만 원의 횡령 혐의 중 변호사 선임 비용 1500만 원, 2200만 원을 사용한 혐의만 인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박수홍으로서는 큰형 부부에 이어 부모에게도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이날 법정에서 박수홍의 부모는 며느리 김다예는 물론 박수홍 측 변호사와 절친 손헌수까지 묶어서 신랄하게 비난했다. 박수홍의 돈을 노리고 접근해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며 다시 한번 큰아들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발언 수위는 거침없었다. 박수홍의 아버지는 “제가 30년 넘게 수홍이 뒷바라지를 해줬다. 방에 있는 콘돔까지 다 치워줬다. 큰아이는 너무 절약했고, 박수홍은 너무 돈을 잘 썼다. 그게 못마땅했다" 김다예가 박수홍의 재산이 탐나서, 그래서 이 작당을 한 것 같다. (박수홍이) 미XX이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큰아들은 적극적으로 감쌌다. 그는 “수홍이가 여자를 너무 좋아한다. 내가 아는 이름만 여섯이다. 산부인과에 간 여자도 안다”며 “형이 뒤처리를 해주기도 했는데, 우리 보고 빨대라고 한다. 세상 이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나. 이렇게 핍박 받아 가면서 돈을 모아줬는데. 큰애는 수갑을 차고 있다. 성질이 안 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고인의 증인으로 등장한 박수홍의 모친 역시 마찬가지. 그는 “세무사, 노 변호사, 김다예. 이렇게 셋이 수홍이에게 다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언론에는 ‘엄마가 빨대를 꽂았다’고 한다. 이런 미XX들이 어디서. 성질이 난다. 저것들이 쓰레기지, 내가 쓰레기인가”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박수홍의 모친의 홧병이 나 스스로 머리를 밀고 왔다고. 그는 “손헌수 이것도 잡아넣을 거다. 윤정수는 바른말만 한다. 나쁜 것들이 다 몰려들었다"며 "이것들 완전 나쁜 것들이다. 가족을 쑥대밭에 내놓은 거다. 내가 죽으려고 머리까지 밀었다. 너무 화가 났다. 진짜 죽고 싶어도 약이 없어서 못 죽었다”고 폭발해 눈길을 끌었다.
공판 전 박수홍의 법률대리인은 OSEN에 “박수홍의 형에게 유리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머니께서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신 적이 없다. 그래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어떤 답을 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증인 신문 결과를 지켜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법정에 선 부모의 발언을 예의주시하겠다 했던 박수홍 측이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폭로성 발언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을 터. 큰아들을 지키기 위해 둘째 아들의 사생활까지 거침없이 까발린 이유에서다. 가족을 상대로 하는 박수홍의 싸움은 더욱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