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일 동안 이어졌던 할리우드 작가 파업이 종료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콘텐츠 업계가 빠르게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번엔 배우 조합과 제작자 연맹의 협상이 결렬됐다. 관건은 구독료 수익 배분안, 그리고 배우들의 AI 복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 약칭 제작자 연맹)과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배우 노조)은 5일 간의 마라톤 협상을 이어왔으나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중단했다.
이와 관련 제작자 연맹은 수익 분배 기준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제작자 연맹은 콘텐츠 별로 스트리밍에 기반한 수익 분배를, 배우 노조는 구독자 수에 기반한 수익 분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 또한 외신들을 통해 "배우 노조는 모든 구독자당 수익의 일부를 일정 금액으로 가져가는 방식을 제안했다"라며 "너무 멀리 나간 것으로 느껴졌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배우 노조는 "우리는 수익 배분 제안을 낮은 수준으로 완전히 바꿔 매년 구독자당 57센트 미만을 지불하는 수익 배분안을 마련했지만, 제작자 연맹이 우리의 제안을 거부하고 대응을 거부했다"며 "그들은 의도적으로 이 제안에 드는 비용을 60%나 과장해 언론에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배우 노조는 "제작자 연맹이 모든 블록버스터 시리즈 프로젝트에 출연자의 디지털 복제본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동의를 요구하고, AI 문제에 대해서도 똑같이 해왔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전국 단위의 피켓 시위, 연대 행사를 계속해서 진행하며 동참할 것도 호소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지난 5월부터 이례적인 대규모 파업이 진행돼 왔다. 미국 작가조합을 시작으로 배우 노조까지 함께 하는 대규모 파업으로 영화, 드라마 시리즈 등 콘텐츠 제작 산업이 마비 상태에 이르렀던 것. 이 가운데 미국 작가 조합와 제작자 연맹이 극적으로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며 작가들은 파업에서 복귀했다. 그러나 배우 노조와 제작자 연맹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수익 배분을 넘어 촬영물의 디지털 복제와 배우들에 대한 AI 학습은 현재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첨예한 문제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톰 크루즈의 경우 영화 계약 단계부터 자신의 얼굴을 본딴 소위 '굿즈' 상품은 물론 게임 등의 제작 또한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 등을 중심으로 구독료 인상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OTT 회사인 넷플릭스의 경우 할리우드 파업이 종료하는 대로 구독료 인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구독료 인상은 기정 사실화된 상태이며 요금제 변화 혹은 계정 공유 여부 및 구독료 세분화에 대한 논의가 될 전망이다.
디즈니+ 또한 오는 11월부터 단일 요금제를 프리미엄으로 세분화한다고 밝힌 바. 할리우드 파업 종료 이후 글로벌 OTT 플랫폼들을 중심으로 구독료 인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파업 종료 후 인상된 작가 조합, 배우 노조 등의 수익 배분이 결국 구독자들에게 전가되는 모양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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