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뭐가 아쉽다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걸까. ‘불나방’을 자처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톱스타들의 행보에 탄식이 멈추지 않는다.
‘톱스타 L씨’ 마약 내사 소식이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다. 지난 19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등 혐의로 배우 L씨 등 8명에 대해 내사(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일었다.
‘2001년 시트콤으로 데뷔한 40대 배우’ 등 정체를 특정할 수 있는 힌트들이 주어진 가운데 소속사가 입을 열면서 ‘톱스타 L씨’, ‘40대 배우’는 바로 이선균으로 확인됐다. 이선균 측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며, 앞으로 진행될 수 있는 수사 등에도 진실한 자세로 성실히 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선균이 협박으로 인해 거액을 갈취 당한 사실, 조사 중인 8명에는 연예인 지망생 A씨, 재벌 3세 B씨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2차 충격을 안겼다. 지금까지 잘 쌓아온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으로, 충격과 공포, 혼돈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이선균이 대체 왜?’라는 물음표가 가득하다. 특유의 저음과 연기력은 물론, 가정적이고 사랑꾼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이선균이었기에 ‘유흥업소’, ‘마약’, ‘연예인 지망생’, ‘재벌 3세’ 등의 키워드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선균은 데뷔 이후 20여년간 활동하면서 이렇다 할 스캔들조차 없없다.
드라마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골든타임’, ‘나의 아저씨’, 영화 ‘쩨쩨한 로맨스’,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등으로 필모 그래피를 잘 쌓아왔고, 영화 ‘기생충’에 참여하면서 칸국제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을 밟는 명예까지 누린 이선균이 무엇이 아쉬워서 ‘마약’, ‘유흥업소’ 등에 손을 댔냐는 안타까움이 터져 나오고 있다.
내사 진행 중이기에 속단하기에 이르지만 이선균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하지만 이는 처음이 아니다. 이선균 뿐만 아니라 앞서 소위 ‘톱스타’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마치 불나방처럼 불구덩이로 뛰어들어 실망을 안긴 바 있다.
가수 남태현은 음주운전과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섰고, 래퍼 라비는 병역 면탈 혐의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배우 유아인은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졸피뎀 등 5종의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로 인해 지난 19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잇따른 톱스타들의 불나방 행보에 대중의 실망감은 커지고 업계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이 극의 중심이 되는 주연인 만큼 이들의 분량을 덜어내기도, 새로운 배우로 대체해 촬영을 하기도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다. 특히 ‘한 명’의 불나방 행보로 인해 작품에 참여한 수많은 동료 배우, 스태프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에서 더 실망감을 안긴다.
대중의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것이었을까. 도대체 왜 톱스타들이 기름통을 들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지 알 수가 없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