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과 신인상 후보 경쟁 구도가 일찌감치 만들어지면서 재미를 선사하는 MBC와 달리 KBS와 SBS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뚜렷한 대상, 신인상 후보를 꼽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3년도 이제 2개월 남짓 남았다. 각 방송사의 한해 농사 결과를 살펴보는 시상식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을 의미한다. 시상식의 의미와 권위가 과거만 못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여전히 각 분야의 ‘대상’은 큰 의미를 지닌다. 가요 시상식은 ‘축제’ 형태로 바뀐 가운데 ‘연기’와 ‘예능’ 분야에서 시상이 주로 이뤄지고, 그 수상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흥미를 유발한다.
이 가운데 ‘예능’ 분야로 시선을 옮기면 누가 떠오를까. MBC는 단번에 ‘대상’ 후보로 기안84와 전현무, 유재석 등이 떠오르고 ‘신인상’ 후보로는 덱스, 김대호 아나운서 등이 꼽힌다. 하지만 KBS와 SBS는 ‘이 사람이다!’라고 할 만한 후보들이 보이지 않아 속이 끓고 있다.
MBC 연예대상의 ‘대상’ 트로피에는 기안84가 이름을 새겨 놓은 수준이다. 기안84는 올해 ‘나 혼자 산다’에서의 활약에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1과 시즌2 활약을 더해 ‘반박불가’ 대상 후보로 등극했다. ‘대상’ 라이벌로 전현무, 유재석 등이 꼽히고 있지만 기안84 만큼의 화제성과 시청률은 가져 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기안84의 ‘대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신인상 후보는 덱스와 김대호 아나운서가 경쟁을 펼친다. 덱스는 기안84와 함께 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리즈에서 활약 중이고, 김대호 아나운서는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등에서 활약하며 ‘2강 구도’를 만들었다.
이는 MBC 예능의 선전에서 비롯됐다.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등 간판 프로그램에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리즈가 안착했다. 트렌드를 읽을 줄 알고, 출연자의 매력을 살린 프로그램은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KBS와 SBS는 간판 프로그램의 ‘고인물’이 되고, 새로운 예능이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지 못하면서 정체기에 머물고 있다.
KBS는 ‘불후의 명곡’, ‘1박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살림하는 남자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이 간판 프로그램으로 전파를 타고 있지만 예전만 못한 시청률, 화제성을 보이는 중이다. 오히려 몇몇 프로그램은 신선했던 초반과 달리 그 의도를 잃어 아쉬움을 남겼다. 구개념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화제성을 얻고 있는 ‘홍김동전’과 지난 27일 첫 방송된 ‘골든걸스’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수상의 기준을 ‘시청률’로 둔다면 거리가 멀다. 남은 2개월 동안의 반전이 필요한 KBS다.
SBS 예능은 시청률과 화제성에서는 KBS 예능보다 상황이 괜찮다고 할 수 있지만 막상 떠올리면 ‘대상’, ‘신인상’ 후보가 없다.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신발 벗고 돌싱포맨’, ‘미운우리새끼’, ‘런닝맨’. ‘골 때리는 그녀들’이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짭고 동시간대 경쟁에서 승리하고 있지만 출연자가 대부분 겹치고, 오래 된 프로그램이다보니 눈에 띄는 ‘신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아쉽다. ‘동네멋집’, ‘먹찌빠’ 등의 새 예능 프로그램과 출연자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아직’ 2개월이나 남았다는 부분이다. 특히나 예능은 언제, 어떻게, 뭔가가 터질지 모르는 게 사실이다. 순식간에 화제성을 잡고 시청률에 영향을 주며 강력한 수상 후보로 떠오를지 모른다. 아직 트로피에 이름이 새겨지지 않은 만큼, 남은 기간 동안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