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난 재벌3세인 척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던 ‘남현희 전 재혼상대’ 전청조가 사용했던 말투가 ‘밈’으로 재탄생한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해당 밈을 패러디한 코미디언 엄지윤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기도 했다.
31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사기와 사기미수의 혐의를 받는 전청조를 경기 김포 자택에서 체포했다. 전청조는 지난 8월 말 앱 개발 투자 명목으로 2천만원을 가로 챈 혐의를 받는다. 이 외에도 경찰은 전청조에 제기된 고소, 고발, 진정 등 3건을 병합해 수사하고 있다.
해당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상에는 ‘전청조 밈(Meme)’이 화제에 올랐다. 앞서 전청조가 미국에서 태어난 재벌 3세 교포인 척 하면서 이웃에게 한국어와 영어를 섞은 어색한 말투로 보낸 메시지가 공개됐다. 메시지 속 전청조는 ‘I am 신뢰에요’ 'Ok... Next Time' 등 말투를 사용했다.
이는 밈으로 빠르게 퍼졌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은 ‘피식쇼’ 제목으로 ‘전소미에게 I am 신뢰냐고 묻다’라고 제목으로 달았으며, ‘태계일주’ 측도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며 ‘Madagascar 가요 그래서 I am 수중교육 받아요’라고 제목을 달았다. SBS ‘런닝맨’에서도 ‘I am 가수예요'라는 자막이 달렸고, MBC ‘전참시’에서도 ‘Ok... 그럼 Next time에’라는 자막이 달리며 공중파 예능에서도 전청조 밈을 사용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이는 프로그램을 떠나 개인이 즐기는 모습도 공개됐다. 여행 유튜버 겸 방송인 빠니보틀은 ‘전청조 닮은꼴’이라는 누리꾼들의 반응에 “I’m 저 아닙니다”라고 글을 올렸고, 엄지윤은 “OK.. Next Time... I am 엄청조”라는 글과 함께 전청조가 경호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패러디한 모습을 게재해 올리기도 했다.
이렇듯 해당 밈은 마케팅 수단, 예능 자막, 유튜브 제목 등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누리꾼들 역시 댓글을 통해 ‘I’m OO’라고 달며 유쾌하게 사용을 이어갔다. 하지만 엄연히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인 만큼 일각에서는 불편함과 불쾌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30일 위근우 평론가는 자신의 SNS에 “전청조가 사기 친답시고 했던 짓거리들이 상상 이하로 허접해서 나도 존X 웃기긴 한데 명백히 사기 피해자들을 양산한 사기꾼이 사기를 위해 쓴 말이라면 적어도 기업 마케팅에선 지양해야 하지 않겠냐”며 “이게 그냥 허접한 사기꾼에 대한 비웃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런 허접한 사기에도 속은 사람들에 대한 비웃음이 될 수 있으니까”라고 지적했다.
일부 누리꾼들도 “피해자가 있는 사건인데 범죄 행위가 너무 가볍게 여겨지는 듯”, “범죄 행위가 가볍게 여겨지는 건 분명한 것 같다”, “범죄가 너무 가십거리처럼 변했다”고 공감했다.
그러나 해당 밈을 잘 사용하는 누리꾼들은 “피해자 조롱이 아닌 가해자 조롱”, “사기꾼 조롱인데 이걸 풍자로 봐야지, 진지하게 보면 되나”, “사기 가해자에 이정도 조롱도 못하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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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엄지윤 SNS, SBS '런닝맨'·MBC '전참시' 방송 캡처,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