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을 찢고 나온 캐틱터들과 연기, 스토리가 웹툰 기반 작품들을 다시 흥행보증수표로 만들었다.
‘이두나!’를 시작으로 ‘비질란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위트홈’, ‘택배기사’, ‘D.P.’ 시즌2, ‘마스크걸’, ‘무빙’까지.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OTT 플랫폼의 2023년 키워드는 ‘웹툰’과 연관되어 있다.
OTT 플랫폼 뿐만 아니라 ‘운수 오진 날’, ‘오늘도 사랑스럽개’, ‘낮에 뜨는 달’, ‘샤크 더 스톰’, ‘이재, 곧 죽습니다’, ‘조선변호사’, ‘꽃선비 열애사’, ‘아일랜드’, ‘방과 후 전쟁활동’, ‘성스러운 아이돌’, ‘열녀박씩 계약결혼뎐’, ‘완벽한 결혼의 정석’,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등의 작품도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지상파부터 케이블, OTT까지,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 2023년을 지배했다.
웹툰 원작 작품은 성공을 보장한다는 인식 속에 ‘흥행보증수표’로 떠올랐다. 온라인상에서 검증을 받으며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어 이들이 고정 시청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보장된 화제성과 내용 각색의 편리함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드라마의 성공으로 웹툰의 역주행까지, 서로 ‘윈윈’이 가능했다.
일부 웹툰, 웹소설 작품이 각색으로 인해 ‘용두사미’ 결말을 내면서 흥행보증수표라는 말도 옛말이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2023년 들어서도 웹툰 원작 작품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무빙’이 있다. ‘무빙’은 방영 이후 8월 9일부터 29일까지 일평균 매출이 카카오페이지에서 12배, 카카오웹툰에서 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조회수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각각 22배, 9배 늘었다. 디즈니+{에서 공개한 작품 중 공개 첫 주 최다 시간을 기록했고, 지금까지 디즈니+가 한국에 제공한 모든 콘텐츠 가운데 가장 큰 성과를 올리며 ‘디즈니+를 먹여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3년이 이제 두달 남짓 남은 가운데, 웹툰 원작 드라마들의 안방 러시는 이어진다. 다만 OTT 플랫폼의 정책 변환이 질주에 제동을 거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이용약관에 어긋나는 계정 공유를 제한하겠다면서 계정 공유 유료화에 나섰다. 지난해 1분기 넷플릭스 구독자는 전 분기 대비 20만 명 줄었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넷플릭스는 전 세계 구독자 중 1억 명이 친구 등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공유 행위가 수익 악화 이유라고 설명했다.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고 외치던 OTT 플랫폼의 ‘변심’에 가입자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게다가 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유튜브 등 다른 경로를 통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만큼 ‘가입’에 목을 매지는 않는 움직임도 크다.
이탈 가능성이 보이는 가입자를 막기 위해선 꾸준한 ‘킬러 콘텐츠’와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디즈니+는 ‘무빙’ 이후 ‘최악의 악’ 등을 선보였고, 넷플릭스는 ‘이두나!’ 이후 ‘오징어게임2’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요금제 제공 화질, 접속 가능 인원, 콘텐츠 저장 기능 등이 추가되면서 이탈자를 막고 신규 가입을 유도하겠다는 각오다.
이제 ‘비질란테’, ‘운수 오진 날’ 등의 웹툰 원작 작품이 시청자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이 우려되는 지점인 ‘계정 공유’ 허들을 넘어 흥행보증수표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