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사형투표'가 오는 17일 마지막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첫 회를 방송한지 3개월만에 맞는 종영이다.
지난 8월 첫 방송된 SBS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는 악질범들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정체 미상 개탈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국민 참여 심판극이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지니TV '마당이 있는 집'의 흥행으로 주가를 달리던 임지연의 출연으로 방영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국민사형투표'가 목요드라마로 편성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우려의 시선이 쏟아졌다. SBS 드라마 월화극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자 금토극으로 작품이 몰려 편성이 밀린 상황이 벌어지면서 목요 편성을 택한 것. 다만 '주1회' 편성인 만큼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국민사형투표'의 경우 '국민사형투표'를 주도하는 '개탈'의 정체를 추적하는 것이 주요 스토리다. 큰 줄기는 가지고 가되 매 화마다 완결성을 갖는 에피소드형, 또는 옴니버스식 구조의 드라마와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을 이어가는 작품인 만큼 주1회 편성은 치명적일수밖에 없다.
전 에피소드를 동시공개하는 OTT 오리지널 작품이나, 완결 후 '몰아보기'를 선호하는 근래 시청자들의 시청패턴을 미루어 봤을때도 마찬가지.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해 과감히 '주 3회 편성'을 내세우기도 했다. 반면 최근 주1회 방송된 드라마들 중 흥행에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힐 정도였다.
이런 우려 속에 베일을 벗은 '국민사형투표'는 예상대로 편성이 최대 복병으로 자리잡았다. '국민사형투표'는 원작을 통해 증명된 탄탄한 스토리, 박해진·박성웅과 같은 출중한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 받는가 하면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300만명을 넘는 등 적지 않은 화제성을 보였지만, 시청률은 4%대에서 그쳤다.(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더군다나 주1회 편성인데 더해 연이은 결방은 고정 시청층까지 떨어져나가는 결과를 초래했다. 첫방부터 뉴스특보로 방영시간이 바뀌는가 하면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으로 2주간 결방, 2023 KBO 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으로 또 결방한 탓에 시청률은 2%대까지 수직하락했다. 12부작이라는 짧은 구성에도 3개월이 넘도록 종영을 하지 못했고, 결국 한달이나 늦게 시작한 17부작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과 같은 시기에 종영을 맞는 광경을 연출하게 됐다.
때문에 '국민사형투표'를 매주 챙겨보는 애청자들 내에서도 편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간 결방탓에 시청률에 타격을 입었던 전례는 많았으며, 여기에 '국민사형투표'의 경우 주1회 편성이라는 무리수까지 둔 탓에 두 배로 역효과가 생겼다는 반응이다. 주1회 편성조차 지키지 않고 결방이 계속되니 흐름이 뚝뚝 끊기고 화제성이 묻혀 시청률이 반토막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많은 시청자들이 목요드라마만 아니었다면 큰 흥행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이 같은 시청자의 원성을 의식한 것일까. SBS는 '국민사형투표' 후속작을 편성하지 않았다. 목요드라마는 사실상 단발성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다양한 장르물을 편성하며 고정 팬층을 확보, '흥행보증 수표'처럼 자리잡은 금토 블록만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애꿎은 '국민사형투표'만 실험대에 올라 희생된 모양새가 됐다.
한편 지난달 첫 방송된 MBC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15일 5, 6회 연속방송을 택했다. '오늘도 사랑스럽개' 역시 '국민사형투표'와 마찬가지로 주1회와 연속 결방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황. 이 가운데 시청자들의 응원에 보답하며 시청률 상승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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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