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아직 한국 TV 드라마에서 주 1회 편성은 무리인 걸까. '오늘도 사랑스럽개'와 '국민사형투표'가 도전적인 편성 시도를 극복하지 못하며 고전 중이다.
'주 1회 편성'으로 화제를 모았던 SBS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가 오는 17일 막을 내린다. 지난 8월 10일 첫 방송을 시작한 12부작 미니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3개월이 넘는 시간을 방송을 이어왔지만 조용히 퇴장하는 분위기다.
TV 방송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OTT 플랫폼 위주로 시청 패턴이 정립된 가운데 국내 방송사들은 다양한 편성 변경으로 변화를 모색 중이다. 주 1회 편성도 그 방편 중 하나로 도전적인 시도로 탄생했다. 매회 다음 회가 궁금한 게 매력인 연속성을 내세운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주 1회는 시청자들의 패턴을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냈다. 동시에 주 1회, 1시간만 투자하면 되는 진입장벽을 낮춘 작품으로도 기대를 모았으나 적어도 '국민사형투표'는 전자의 기우를 극복하지 못한 모양새다.
또 다른 주 1회 편성작인 MBC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약칭 오사개)'의 사정도 별반 다르진 않다. 특히 '오사개'의 경우 프로야구 중계로 인한 결방의 여파로 주 1회 편성마저 고정적으로 지켜지지 못했다. 다만 '오사개' 측은 '연속 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고자 애쓰고 있다. 지난달 11일 첫 방송 때 1, 2회릘 연속 공개한 데 이어 오는 15일 5, 6회를 또 한번 연속 편성하는 것이다. 제작진은 "시청자에게 선물같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부하며 결방으로 인한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중이다.
그러나 드라마 제작진 일각에서는 편성 횟수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 한 중견 제작사 관계자는 OSEN에 "주 1회 편성이든, 주 2회 편성이든 작품과 시청자들의 패턴이 잘 맞아야 한다. 요즘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사전제작 되고 있는데, 기획이나 극본, 촬영 당시에는 편성 변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주2회 미니시리즈 패턴 형식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맞다. 자연히 회차별 엔딩도 그에 맞춰질텐데 이를 주 1회 편성으로 바꾸면 당연이 작품의 매력이 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매니지먼트 회사 관계자는 "원론적인 이야기겠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뛰어넘을 편성 묘안은 없다고 본다. OTT에서 '몰아보기'가 처음 나왔을 때도 사람들이 '보는 사람만 본다', '밤 새서 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라고 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요새는 그게 대세가 되지 않았나"라고 평했다.
드라마의 작품성이나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없는 일회성 편성 변경이 방송사에게도 작품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 ENA가 '악인전기'로 '일월드라마'에 도전했으나 그마저도 아쉬운 성적에 그치며 편성 변화에 대한 회의론이 번지는 모양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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