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사장3'부터 '콩콩팥팥'까지 최근 화제의 예능 중심에 배우 조인성이 있다. 절친 차태현과 김기방, 김우빈, 도경수, 이광수까지 '조인성 절친'들의 예능 속 활약이 이목을 끌고 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어쩌다 사장(약칭 어사장) 시즌3'와 '콩콩팥팥(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 최근 나란히 호평 속에 방송 중이다. '어사장'은 목요일, '콩콩팥팥'은 금요일 저녁에 방송을 타며 주말엔 다시보기와 클립까지 시청자들과 네티즌을 사로잡고 있다.
'어사장' 시리즈는 배우 차태현과 조인성이 한적한 시골의 유일한 슈퍼 사장으로 변신하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시골의 버팀먹이 돼준 슈퍼 사장들에게는 휴가를, 동네 사람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는 사라져가는 시골의 한적함과 동네 슈퍼의 온정을 느끼게 해주는 시리즈로 세 시즌째 방송 중이다.
특히 현재 방송 중인 '어사장' 세 번째 시즌은 미국의 한인마트를 배경 삼아 이민 1세대의 향수부터 따뜻한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중이다. 마트에서 김밥을 만드는 출연진이 두건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의 모습이 위생 논란을 낳기도 했으나, 잊혀 가는 시골의 한적한 정취를 선사한다는 프로그램의 매력은 유지하고 있어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콩콩팥팥'은 배우 김기방, 김우빈, 이광수와 아이돌 그룹 엑소(EXO) 멤버 겸 연기자 도경수의 '밭캉스(밭+바캉스)'를 담은 예능이다. 농사에 서툰 네 사람이 시골에서 직접 밭을 일구고 농사를 지어 음식을 해먹는 절친 4인방의 일상이 사실적으로 담겨 화제를 모으고 있다. 친한 만큼 장난도 스스럼 없고 화해도 거리낌 없는 이들의 때로는 유치할 정도로 서툴고 우스꽝스러운 일상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어사장' 시리즈는 과거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시리즈를 함께 했던 차태현과 류호진 PD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류호진 PD 특유의 느리지만 섬세한 예능 감성이 차태현을 설득했고 나아가 그의 절친 조인성까지 예능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이후 배우 박병은, 남주혁, 임주환, 윤경호, 김혜수 등 조인성과 한 작품에 출연했던 스타들이 '어사장' 시리즈 게스트를 거쳐갔다. 특히 시즌3에서는 박병은의 합류는 물론 '무빙'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한효주가 영어와 일본어까지 능통한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콩콩팥팥'의 김기방, 김우빈, 이광수, 도경수 또한 차태현과 조인성의 절친들이다. 이에 최근 방송에서는 차태현의 게스트 출연이 예고됐고, 오늘(16일) OSEN 단독 보도로 조인성의 출연 또한 알려졌다. '어사장'부터 '콩콩팥팥'까지 차태현과 조인성의 인맥을 십분 활용한 예능이 펼쳐지고 있다.
예능에서 소위 '라인'이라 불리는 절친들의 활용이 두드러진 것은 예삿일이다. 당장 국민MC 유재석 또한 '무한도전', '런닝맨' 등 다양한 장수예능에서 호흡한 절친들과 '놀면 뭐하니?'부터 '핑계고'까지 방송과 유튜브를 넘나드는 콘텐츠를 함께 하며 절친 케미스트리를 십분 활용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인성과 차태현의 절친 조합은 일면 신선함을 선사한다. 나영석 PD 사단이 '삼시세끼'와 '꽃보다' 등의 시리즈로 배우 예능의 막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배우들에게 예능은 본업이 아닌 데다, 서로 다른 연기 전문가인 배우들과 희극인들의 주장르인 예능의 만남이 예측 불가능한 시너지를 선사하고 있는 여파다.
무엇보다 최근 예능의 흐름이 극단적으로 갈라지고 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숏폼 콘텐츠에서 자극적인 짧은 내용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소위 도파민을 자극하는 예능이 사랑받는가 하면, 반대로 이와 같은 자극을 피해 느린 템포로 느긋한 감상과 편안한 웃음을 선사하는 힐링 예능이 동시에 호평받고 있는 것이다. 극과 극의 매력을 확실하게 살리거나 둘 사이의 균형감각을 기가 막히게 적절히 맞추는 게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가운데 '어사장' 시리즈와 '콩콩팥팥'은 전형적인 후자의 예능이다.
여기에 더해 가만히 붙어 있기만 해도 웃긴 절친들의 모습에서 오는 유치하지만 웃을 수밖에 없는 풍경까지. '차라인' 혹은 '조라인' 일명 차태현과 조인성 절친들의 조합이 예능 틈새시장과 맞물려 끊임 없는 배우들의 예능 소비를 부르고 있다.
지난 15일 OSEN 단독 보도로 드러난 차태현과 조인성에게 보낸 편지에서 류호진 PD는 "언젠가 사라져 버릴 일상의 모습을 배우의 몸과 얼굴로 기록해 두는 것. 두 분이라면 가능할 그런 일을 부탁드리고 싶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위생 논란에도 '어사장' 시리즈는 명맥을 잇고 있고, '콩콩팥팥'이라는 새로운 힐링 예능도 포문을 연 상황. 이를 보면 쉴 틈 없는 게임의 연속인 버라이어티나, 자극이 폭발하는 일반인 연애 예능이 아니어도 시골의 한적한 풍경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웃음도 여전히 나름의 의미를 지닌 게 아닐까. 사라지는 것들에서 유의미를 발견해준 배우 절친 조라인의 예능이 반가운 이유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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