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키나vs'소송' 3人..피프티 피프티 데뷔 1년, 엇갈린 운명[Oh!쎈 이슈]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11.30 20: 41

피프티 피프티가 데뷔 1주년을 맞았다. 홀로 팀에 남은 키나는 빌보드 참석이라는 겹경사를 맞으며 영광의 순간을 누리고 있지만, 다른 세 멤버는 전속계약 해지와 더불어 소속사와 끝나지 않는 분쟁을 예고했다.
지난 16일, 피프티 피프티 키나는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 참석을 위해 미국 LA로 출국했다. 피프티 피프티와 'Cupid(큐피드)'가 각각 톱 듀오/그룹 부문과 톱 글로벌 K팝 송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기 때문.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키나는 한층 편안해진 표정으로 취재진과 팬들 앞에 섰다. 그는 "너무 영광스럽다. 잘 다녀오겠다"며 "허니즈(팬덤명) 분들 정말 보고 싶었다. 열심히 하고 오겠다. 곧 만나자. 사랑한다"고 밝은 미소로 인사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해 11월 4인조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올해 2월 발매한 '큐피드'가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100에서 최고 17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25주간 차트인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흥행을 거두면서 '중소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YT FIFTY)가 13일 오후 서울 청담동 일지하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피프티 피프티는 데뷔 4개월 만에 '더 비기닝: 큐피드(The Beginning: Cupid)' 앨범의 타이틀곡 '큐피드(Cupid)'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차트인 성공하며 함께 세계 양대 음악차트로 통하는 영국 오피셜 차트 '톱 100' 최신 차트에도 올랐다.피프티 피프티가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3.04.13 / dreamer@osen.co.kr

하지만 돌연 템퍼링 논란이 일면서 피프티 피프티의 대세 행보에 큰 위기가 닥쳤다. 소속사 어트랙트는 외주업체인 더기버스 안성일PD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전속계약 해지를 종용했다며 외부 개입 정황을 공개했고, 멤버들은 "신뢰가 훼손됐다"며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양측은 첨예한 입장 대립을 펼쳤고, 법원은 지난 8월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정산자료 제공 의무 위반이라 단정하기 어렵고 건강 관리·배려 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충분한 소명이 되지 않았다는 것.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즉시 항고했지만, 멤버 키나는 홀로 항고를 취하하고 어트랙트로 복귀했다. 이어 키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더기버스 측의 '가스라이팅'을 폭로했고, 어트랙트는 키나를 제외한 세 멤버(새나, 시오, 아란)에 대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분쟁 과정에서 어트랙트 측으로 기울었던 여론은 뒤늦게나마 복귀를 택한 키나의 용기에 응원을 보냈다. 더군다나 키나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기 이전부터 멤버들을 설득하기위해 힘써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를 향한 동정여론까지 일었다. 이런 가운데 어트랙트 측은 차후 키나를 제외한 세 멤버를 추가로 구성해 피프티 피프티를 새롭게 재정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일에는 피프티 피프티가 이달 말 실적이 흑자 전환되면서 멤버들에 대한 첫 정산이 이뤄진다는 소식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어트랙트로 돌아온 키나는 '큐피트'로 일군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수천만 원 규모의 첫 정산을 받게 된 것.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 키나가 16일 오후 미국 LA에서 열리는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 참석을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피프티 피프티 키나가 출국장으로 향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3.11.16 / dreamer@osen.co.kr
뿐만아니라 키나는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참석하며 노미네이트의 영광을 홀로 만끽했다. 19일 공개된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 파티 인터뷰에서 키나는 "비현실적이다"라며 "여기 있는 게 믿기지 않고 너무 감사하다. 후보에 오른 게 너무 감사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또 피프티 피프티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그는 "돌아오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돌아가고 싶다"고 인사했다.
때마침 피프티 피프티는 데뷔 1주년을 맞았고, 키나는 손편지를 통해 "가장 먼저 허니즈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저의 부족했던 행동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을 허니즈에게 죄송스럽고, 기약 없는 시간 속에서 저를 믿고 기다려 주신 허니즈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그는 "지난 1년은 저에게 있어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며 "앞으로는 허니즈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피프티 피프티 키나로서 좋은 무대, 좋은 음악으로 다시 행복한 하루하루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다짐을 전했다. 
비록 빌보드 수상은 불발됐지만, 데뷔 1년만에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며 가능성을 증명했던 만큼 키나의 활동 제2막을 향한 대중의 기대와 응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더기버스 안성일 PD는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어트랙트는 "더기버스의 '큐피드' 저작권 등록 절차상 위법성이 매우 높다"며 저작권 지분 무단 등록 및 키나의 창작 기여분과 관련된 저작권 지분 무단 축소 행위에 대한 본격적인 다툼을 예고했다.
한편 소속사를 떠난 새나, 시오, 아란은 당분간 순탄치 않은 행보가 계속될 전망이다. 세 멤버는 키나의 복귀 이후에도 소셜 계정을 통해 어트랙트를 향한 저격글을 여러차례 게재했다. 이미 여론이 어트랙트와 키나를 향해 기울어진 상황에서 무리수를 내던진 탓에 대중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더군다나 어트랙트는 세 멤버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향후 멤버들에 대한 후속 대응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계약 해지는 세 멤버가 원하는 바였지만, 결코 이들에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어트랙트는 전속계약 해지 사유에 대해 "3명의 멤버들이 심대한 계약 위반 행위들에 대한 어떠한 시정과 반성도 없는 것에 대해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멤버가 계약 위반 행위를 했음을 못박았고, 후속 대응을 언급하기도 했다. 만약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세 멤버들은 위약금을 비롯해 적든 크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할 가능성이 높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기념비적인 데뷔 1주년에 '극과 극' 행보를 걷는 결과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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