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원효가 ‘개그콘서트’ 지키기에 나섰다. 어렵게 부활한 만큼 소중한 마음도 큰 김원효. ‘비판’이 아닌 ‘비난’에 맞서는 그의 소신에 눈길이 모인다.
김원효는 지난달 30일 “내시 하나 해놓고 무슨 박준형, 김병만 선배 급처럼 이야기하네. 그만해라 이 XX야 (참다참다 하는 짓이 웃겨 죽겠네”라며 개그맨 출신 유튜버 김영민의 영상을 박제, 공개 저격했다.
김영민은 현재 정치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최근 자신의 채널에 ‘개그콘서트’에 대해 “맥락 없이 ‘독도는 우리땅’ 부르면서 시사코드 넣어도 상황에 맞으면 재밌는 건데 그러지 못했다. 연기 천재들이 아직 건재하니까 사이사이 재밌게 봤는데 전체적으로 봤을 땐 하나의 산업을 재건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그냥 소수의 인원들이 알음알음 해먹고 끝내는 것 같아서 너무 마음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PD들은 왜 아직도 세상 바뀐 지 모르고 소파에 앉아서 ‘안녕하십니까’ 하면서 들어오는 애들만 기다리냐. 개그맨들한테 다 직접 전화 돌리고 잘 나가는 애들 찾아가서 바짓가랑이 붙잡고서라도 다 데려와서 더 재밌게 만들었어야지”라고 지적했다.
김원효는 김영민을 저격하며 “다른 걸로 조회수 안 나오니 ‘개그콘서트’로 어그로 끌어 성공했네. 아니 정치 이야기 실컷하다가 ‘개콘’? 뜬금포. 왜 ‘SNL’ 이야기는 안 하냐. 왜 ‘코미디 로얄’ 이야기는 안 하냐. 왜 스포츠 이야기는 안 하냐”고 분노했다.
김원효가 ‘개그콘서트’를 저격하는 이들에 대해 일침을 가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원효는 ‘개그콘서트’ 첫 방송 전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 측이 “혐오와 차별을 피해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웃음과 재미를 선보여달라. 인권 감수성을 거스르지 않는 수준의 가이드 라인을 지켜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남기자 “그냥 보면 안 되나요? 단체가 뭐라 하는데 단체로 좀 와서 봐라. 정치하는 엄마들 말고 평범한 엄마들은 차별 없이 시청해 줄 거죠? 우리는 특정 단체를 위한 개그 프로가 아닙니다”고 말했다.
또한 김원효는 “보수정권만 욕한 앞잡이 ‘개콘’”이라는 발언에 “모든 정권을 다 풍자했다”고 답했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달라”는 말에는 “이전에 어떤 개그에 어떤 개그맨이 어떤 한쪽을 비판했는지 명확히 말해달라. 저희는 ‘개그콘서트’지 ‘정치개그콘서트’가 아니다”고 설전을 펼친 바 있다.
김원효는 현재 ‘개그콘서트’의 대표 코너 ‘봉숭아 학당’을 진행 중이다. 현재 ‘개그콘서트’는 10개 코너 중 8개에 1명 이상의 신인이 출연하며 세대 교체 중이다. 3년 4개월하고도 20일 만에 돌아온 ‘개그콘서트’는 선배들이 끌고 후배들이 미는 방식이 아닌, 후배들이 끌고 선배들이 밀어주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개그콘서트’는 복귀한 뒤 3주 동안 꾸준히 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일요일 밤을 웃음으로 물들이고 있다. 시대 역행적인 소재들을 사용한다는 비판들이 있지만 ‘숏폼 플레이’, ‘팩트라마’, ‘금쪽유치원’ 등 트렌디한 요소와 시대 상황 등을 녹여 공감대를 얻으며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 ‘개그콘서트’의 주축으로 전성기를 누렸고, 복귀를 누구보다 기다렸던 김원효는 ‘개그콘서트’는 물론 후배 개그맨들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서 싸우고 있다.
김원효 또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꾸 그렇게 ‘뭐 하면 안 된다, 하지마라’ 이렇게 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예전부터 뭐만 하면 ‘이래서 안 된다’, ‘저래서 안 된다’라며 불편해 하는 분들이 많았다. 우리가 그러면 아무 캐릭터도 입히지 못한 채 무대 위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 무슨 캐릭터만 하면 비하라고 하니 안타깝다”는 마음을 밝힌 바 있다.
KBS2 ‘개그콘서트’는 매주 일요일 밤 10시 25분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