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손흥민(31, 토트넘)이 또 저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1일 팬들이 뽑는 올해의 선수상(Fans’ Footballer of the Year) 후보 12명의 선수를 선정해 발표했다. 영국프로축구선수협회( Professional Footballers'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이 시상은 매년 영국축구계에서 가장 빛난 활약을 보인 선수를 팬들의 투표를 통해서 선정하는 상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팬들이 뽑는 올해의 선수상’은 잉글랜드 대표팀이나 잉글랜드 1부리그부터 4부리그에서 뛰는 프로선수들이 수상 대상이다. 팬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뽑는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등 프리미어리그 득점순위에 오른 선수들이 많이 포함됐지만 3위 손흥민은 수상자 후보명단에 없었다.
팬들이 뽑는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손흥민
수상후보 12명 중 무려 8명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남자선수다.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과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후보에 선정됐다. 나머지 두 명은 잉글랜드 여자프로축구에서 뛰는 매리 업스(맨유 위민스)와 샘 커(첼시 위민스)다.
12명의 후보는 홀란, 로드리, 존 스톤스(이상 맨시티),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데클란 라이스, 부카요 사카(이상 아스날), 매리 업스(맨유 위민스), 샘 커(첼시 위민스), 해리 케인(뮌헨),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 키에런 트리피어(뉴캐슬)다.
수상후보 중 손흥민보다 팀 성적이나 개인 활약이 저조한 선수도 눈에 띈다. 해리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하고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토트넘이 선두경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손흥민의 맹활약 덕분이었다. 손흥민만큼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도 없다. 하지만 영국인들에게 여전히 손흥민은 저평가를 당하고 있다.
아무리 영국에서 주는 상이지만 후보선정부터 외국선수는 배제되는 분위기다. 12명의 선수 중 홀란(노르웨이), 로드리(스페인), 살라(이집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9명은 모두 영국 국적의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36골로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운 엘링 홀란처럼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 외국선수가 아니라면 수상후보가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영국에서 손흥민 저평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손흥민이 저평가는 당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심지어 손흥민은 23골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2021-22시즌에도 ‘PFA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탈락해 논란이 됐다. 손흥민이 활약상에 비해 개인상복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다. 유럽출신도 아닌 아시아출신 손흥민이 편견을 뚫고 수상을 하기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손흥민은 팬들이 뽑는 ‘클럽 올해의 선수상’ 토트넘 부문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 제임스 매디슨, 굴리엘모 비카리오와 함께 후보에 선정됐다.
케인의 이적으로 ‘토트넘=손흥민’인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달성한 성과는 인정하지만 아직 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선수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일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