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책골, 강팀 상대로 기록해 기분 나쁘지 않다".
토트넘 홋스퍼는 4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토트넘은 3연패를 끊어내며 8승 3무 3패, 승점 27점으로 5위가 됐다.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둔 맨시티는 9승 3무 2패, 승점 30점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 선두 아스날(승점 33)과 격차는 3점으로 벌어졌다.
토트넘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리그 4연패에 빠질 뻔했던 위기를 벗어났다. 토트넘은 지난 2004년 11월 데이비드 플리트 감독 시절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리그 4연패를 기록한 적 없다. 이번엔 첼시와 울버햄튼, 아스톤 빌라에 차례로 패한 뒤 맨시티한테도 무릎 꿇을 위기였지만,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10라운드까지 8승 2무를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맨시티와 리버풀, 아스날을 모두 제치고 깜짝 선두에 오르기까지 했다. 새로 부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식한 '공격 축구'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10경기 무패 뒤에 기다리고 있던 건 3연패였다. 토트넘은 첼시에 1-4로 패한 뒤 무너지기 시작했다. 울버햄튼 원정에서도 1-2로 역전패했고, 홈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선제골을 넣고도 1-2로 무릎 꿇었다. 3경기 모두 역전패라 더욱 충격이 컸다.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6분 코너킥 수비 이후 쿨루셉스키가 전방으로 길게 패스했다. 빈 공간으로 뛰어들던 손흥민이 도쿠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폭풍 질주했다. 박스 오른쪽으로 파고든 그는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키퍼 에데르송을 뚫어냈다.
'맨시티 킬러'다운 활약이다. 손흥민은 이날 전까지 맨시티를 상대로 만난 17경기에서 7골-3도움을 터트렸다. 그는 여기에 한 골을 더 추가하며 맨시티 상대 8골을 기록하게 됐다.
손흥민의 리그 9호 골이자 지난 10월 말 크리스탈 팰리스전 결승골 이후 4경기 만의 득점포다. 그는 이번 득점으로 득점 2위 모하메드 살라(10골)를 바짝 추격했다. 동시에 PL 통산 112골을 만들며 사디오 마네, 디온 더블린을 제치고 PL 역사상 최다 득점 단독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의 자책골이 나왔다. 전반 9분 알바레스가 우측에서 감아올린 프리킥이 손흥민 허벅지에 맞고 굴절되며 토트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경기는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골도 안기고 자책골도 안겨 전반 10분도 되지 않아 스코어 보드에는 토트넘과 맨시티 양쪽 모두에 손흥민의 이름이 적히게 됐다.
손흥민은 경기 후 “동료들을 믿었다. 90분 내내 믿음을 유지했다. 팀이 매우 자랑스럽다. 무승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축구하면서 처음 넣은 자책골인데 가장 잘하는 팀을 상대로 원정에서 자책골 넣은 건 어찌 보면 나쁜 기억은 아닌 것 같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