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을 맞이한 ‘나 혼자 산다’가 국내 출생률 저하 원인으로 지목됐다.
5일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 위원 서정국 국민의 힘 의원은 “혼인율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출산을 꺼리는 사회 풍조가 만연해 있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나 혼자 산다’, 불륜·사생아·가정 파괴 등의 드라마가 너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제라도 따뜻하고 훈훈한 가족 드라마를 많이 개발해 사회 분위기 조성에 기여해 주시기를 방송사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나 혼자 산다’가 결혼, 출산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도 인구감소대책국민운동본부 강국창 회장은 “‘나 혼자 산다’와 같은 TV 프로그램과 언론이 젊은층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만든 주범”이라며 “젊은 층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혼자 사는 상황을 아름답게 꾸미는 방송과 언론 탓이 크다. 혼자 살기가 유행처럼 번져 결국 인구 소멸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2005년부터 돈도 투입하고 정책도 많이 만들었는데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다.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을 통해 혼자 사는 게 더 행복한 걸로 인식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것이 행복하다는 인식이 들 수 있도록 정책도 바꿔야 되지만 모든 언론, 종교단체, 사회단체들의 캠페인도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1200명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9%(매우 48.9%+약간 32.0%)는 미디어가 결혼, 출산에 영향을 미친다는데 동의했다. ‘나 혼자 산다’, ‘결혼지옥’ 등과 같은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미디어가 결혼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민국은 현재 출산율 최저 벽에 부딪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지난 3일 내놓은 ‘초저출산 및 초고령 사회 : 극단적 인구 구조의 원인과 영향,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출산율은 0.81명이다.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으면 2050년 경제 성장률이 0%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50.4%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 가운데 저출산 문제를 풀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긴 노동시간, 천정부지 집값, 높은 사교육비, 청년층의 과도한 일자리 경쟁 등 여러 사회 요소가 얽히고 설킨 저출산 문제를 ‘나 혼자 산다’ 등 프로그램에 결혼, 출산율 감소 원인을 묻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따른다. 특히 혼자 사는 주거 형태는 정책의 결과이자 현상인 만큼 지금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전현무, 박나래, 기안84, 샤이니 키, 이장우, 코드 쿤스트, 김대호 아나운서 등이 출연 중이며, 혼자 사는 일상을 공개하며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