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어긋난 결과가 무개념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스타도, 팬들도 상처를 받고 말았다.
가수 태연의 팬 사인회에서 한 남성의 난동에 가까운 돌발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태연은 지난 8일 다섯 번째 미니앨범 ‘To. X’ 발매 기념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한 남성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갑자기 앨범을 책상에 집어 던지고 전화번호를 달라고 난동을 부렸다. 다행히 팬 매니저와 경호원이 남성을 저지하면서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누구보다 크게 놀랐을 태연은 오히려 팬들을 다독이며 팬 사인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태연 역시 상처를 받았다. 태연은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아까 놀란 건 둘째치고 내가 정말 고생해서 만든 앨범인데 내 앞에서 집어던진 게 잊혀지지 않는다”라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돌발 행동에 네티즌들도 분노했다. 이들은 “그 팬은 팬도 아니다”, “팬이 될 자격도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태연을 걱정했다.
일부 무개념한 팬의 돌발 행동으로 치부하기에는 다시 한 번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과거에도 일부 팬들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눈살이 찌푸려진 일들이 있다. 약 10년 전에는 블락비 팬들이 팬 사인회가 진행된 서점에서 매대 위에 올라서거나 물건을 훼손하는 등 난동에 가까운 행동을 보여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엔믹스 팬 사인회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카메라를 봐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설윤에게 폭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남성은 “설윤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엔믹스의 스케줄에 참석했다. 그 과정에서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며 피로가 누적됐다”라며 “그러다 설윤이 제 카메라를 봐주지 않는 것이 섭섭했다. 설윤 팬분들이 많아서 모든 분을 봐주다 보니 제 카메라를 놓쳤다고 설명했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사인회가 끝난 후 제 잘못을 인지했다. 제 행동은 부당했고 저보다 더 힘든 스케줄을 소화할 설윤을 배려하지 못한 이기적인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외국의 사례는 더 극단적이다. 2014년 일본 걸그룹 AKB48 팬 서비스 행사장에서는 2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멤버 2명 등 3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 2016년에는 미국 신인 여가수 크리스티나 그리미가 콘서트를 마친 후 팬들을 만나 사인을 해주다 한 남성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과거 과격했던 팬 문화는 성숙해지는 시간을 거쳐 점차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팬’이라는 이들의 돌발 행동으로 성숙해지는 팬 문화가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 또한 존재한다. 또한 즐겁게 팬들과 만나 친근하게 소통하며 더 가까워지고자 한 행사에서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만남의 기회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