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계를 대표하는 국민 MC들이 TV를 뛰쳐나와 유튜브 세상에서 장외 대결을 벌이고 있다. 올해 유재석은 수다 복지 콘텐츠 '핑계고'가 인기를 끌면서 이동욱 편이 1,000만 뷰를 기록했고, 뒤이어 조인성·한효주 편은 980만 뷰, 차태현·유연석 편은 830만 뷰, BTS 지민·슈가 편은 800만 뷰 등 그야말로 초대박을 기록했다.
후발주자 신동엽의 술방(술먹는 방송) '짠한형'도 기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 8월 첫 론칭했는데, 벌써 구독자가 91만 명을 돌파했고, 이효리 편이 660만 뷰, 이경영·김민종 편이 520만 뷰, 하지원 편이 480만 뷰 등을 찍었다.
여기에 신동엽은 최근 전 연인 슈퍼모델 이소라와 유튜브에서 재회해 4일 만에 400만 뷰 돌파를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의 재회 영상은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등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데뷔 30년차'로 방송에선 고인물로 평가받는 유재석과 신동엽이 유튜브에서도 제대로 통하는 중이다. 그 이유는 유재석은 수다, 신동엽은 음주 등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한 콘텐츠에 있다. 이쯤되니 이들과 국민 MC 타이틀을 나눠가지는 강호동의 이름도 심심치 않게 소환된다.
사실 유튜브 콘텐츠는 신동엽보다 강호동이 먼저 발을 들였다. 그는 소속사가 운영하는 SM C&C STUDIO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강호동네방네'라는 영상을 10개월 째 업로드하고 있다.
과거 KBS2 예능 '1박2일'을 연상케하는 구성으로, 강호동이 우리나라의 공기 좋고 물 좋은 지방을 직접 찾아서 먹거리, 놀거리, 볼거리 등을 체험하고 소개하는 식이다. 지난 2월 포항을 시작으로 시흥, 당진, 서산, 평택, 안산, 양평 등을 방문했다.
분명 강호동의 장점과 특기가 곳곳에 녹아 있는 콘텐츠임은 틀림 없다. '1박2일'을 비롯해 수많은 야외 버라이어티에서 입증된 진행 능력을 바탕으로 시민들과의 소통, 둘째 가라면 서러운 먹방 등의 내용을 엿볼 수 있다.
다만, 강호동만이 내뿜을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가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 팬들이 갖는 아쉬움. 나홀로 진행하는 '1박2일'의 순한맛 버전이라고 해야할까? '6시 내고향', '생생정보'처럼 정보성 내용이 주를 이루기에 강호동만의 킬러 콘텐츠라 보기에는 어렵다.
이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는 업로드 주기도 중요한데, '강호동네방네'는 최근 한 달에 1개의 콘텐츠가 올라오는 등 매주 새롭게 쏟아지는 유튜브 영상들에 비해 텀이 길다.
하지만 현재 강호동은 '동네방네' 외에도 새 콘텐츠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측은 "아직 이렇다할 매력적인 콘텐츠가 없을 뿐, 다양하게 기회를 열어두고 할 마음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면 하나만 먹어도 '전설의 육봉 선생'이라는 레전드 짤을 남긴 강호동 아닌가. 역량이 충분하기에 그의 유튜브 행보도 궁굼해진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강호동네방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