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에 대한 마약 투약 혐의는 결국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될 가닥이다. 진술에서 시작된 의혹은 ‘지드래곤이 마약 투약을 하지 않았다’라는 것 밖에 밝혀내지 못했다. 역대급 마녀 사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13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한 지드래곤을 ‘혐의 없음’으로 다음주께 불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드래곤과 함께 강남 유흥업소를 방문한 연예인들과 유흥업소 여직원 등 6명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지드래곤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한 건 ‘진술’에서부터 시작됐다. 진술을 바탕으로 내사에 착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지드래곤이 ‘마약 투약 연예인’으로 보도되면서 사건이 커졌다.
내사 단계에서 실명이나 정체를 특정할 수 있을만한 내용이 전해지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지드래곤은 두 차례에 걸쳐 “저는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습니다. 또한 최근 언론에 공개된 ‘마약류 관리 법률 위반’에 관한 뉴스 보도 내용과도 무관함을 밝히는 바입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찰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는 등 떳떳하고 당당한 행보를 보였다.
지드래곤의 간이시약 검사, 모발 및 손톱·발톱 정밀 감정 결과는 ‘음성’이었다. 이후 지드래곤에 대한 수사 단계는 거의 멈췄다. 지드래곤에 앞서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이선균부터 하면 지금까지 57일째 답보 상태다.
이렇다 할 혐의점을 계속 찾지 못한 경찰은 지드래곤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할 방침을 내리며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수사가 마무리된다면 지드래곤이 말한 ‘사필귀정’이 되는 순간이다.
진술로 시작한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한류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가수에 대해 이렇다 할 증거도 없이 오직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를 시작했고, 혐의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실명이 공개돼 마녀사냥을 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은 14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수사 초기에)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혐의에 관한 상당히 구체적인 제보가 있었다. 제보를 토대로 전반적으로 수사했는데 범죄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제보가 있는데 수사를 안 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수사에 착수해 혐의가 없으면 없다고 밝히는 것도 경찰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표적 수사를 했지만 결국 밝혀낸 건 ‘지드래곤은 마약을 하지 않았다’였다. 동시에 진술에서 시작된 경찰의 수사가 무리였다는 것이 증명됐다. 지드래곤은 ‘경찰 인증’ 마약 투약을 하지 않은 연예인이 될 전망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