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거란 전쟁’의 상승세가 무섭다. 꾸준한 상승세 속에 결국 두 자릿수 시청률까지 찍어내고야 말았다. 연기대상 시상식까지 남은 건 16일. 최수종부터 지승현, 김동준이 시상식을 싹쓸이할지 주목된다.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 제작 몬스터유니온, 비브스튜디오스)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달 11일 첫 방송을 시작한 ‘고려 거란 전쟁’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라는 점부터 기대를 모았고, 스펙타클한 전쟁 장면과 배우들의 열연, 명품 호흡으로 그 기대에 부응했다.
시청률이 이를 증명한다. ‘고려 거란 전쟁’은 첫 방송 시청률 5.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해 7.0%(4회), 8.4%(7회)를 기록하더니 지난 10일 방송된 10회에서 기어코 두 자릿수 시청률(10.0%)을 찍었다. 4주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또한 ‘고려 거란 전쟁’은 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공식 플랫폼 펀덱스(FUNdex)에서 발표한 12월 3주 차 TV-OTT 종합 화제성에서는 3위에 올랐다.
올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KBS에 있어 ‘고려 거란 전쟁’은 단비와 같았다. 주말드라마와 일일드라마의 흥행이 예전만 못하고, 월화드라마는 0%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활을 걸었던 ‘고려 거란 전쟁’의 상승세는 KBS의 자존심을 살려줬다.
자존심을 살려준 만큼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의 트로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동안 최수종이 ‘고려 거란 전쟁’으로 유력한 대상 후보라고 거론될 때마다 일부는 시상식이 열리기까지 전체 방영 분량의 절반을 가까스로 채우는 정도기에 최수종이 받는 게 합당하냐는 의견을 보였다. 실제로 32부작으로 제작되는 ‘고려 거란 전쟁’은 이제 10회가 방송됐을 뿐이고, 연기대상이 열리는 31일까지는 결방이 없을 경우 15회까지 방송될 전망이다.
KBS에서 대하드라마가 갖는 ‘상징성’ 만으로는 대상을 주는 것은 명분에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그래서 관건은 폭발적인 시청률과 화제성이었는데, ‘고려 거란 전쟁’이 10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고 높은 화제성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명분’이 생겼다.
크게 주목할 배우는 최수종과 지승현, 김동준이다. 최수종은 강감찬 역을, 지승현과 김동준은 각각 양규, 현종 역으로 열연 중이다. 극의 중심을 잡고 이끌고 있는 최수종이 연기 대상을 받을 거라는 의견이 대부분인 가운데 지승현과 김동준 또한 수상을 하면서 ‘고려 거란 전쟁’이 시상식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지승현은 양규 역으로 열연하며 짜릿한 전율과 몰입도를 높였다. 귀주대첩이 나오기 전인 지금의 ‘고려 거란 전쟁’에서 하이라이트는 양규가 7일 밤낮으로 흥화진을 지키며 거란의 40만 대군에 맞선 흥화진 전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심에서 활약한 지승현인 만큼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 김동준은 초반 연기력 논란을 딛고 성장해나가는 현종의 모습을 입체감 있게 그려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목숨 위협을 받던 대량원군 시절부터, 강조(이원종)에 의해 황제에 올라 꼭두각시가 될 자신의 운명에 저항하는 모습, 전쟁을 막고 백성들을 지키고자 하는 황제의 마음을 몰입도 높게 표현하며 극 초반 연기력 논란을 지워냈다.
자격과 명분을 모두 갖추게 된 ‘고려 거란 전쟁’으로 인해 KBS 연기대상은 한층 더 보는 재미가 높아졌다. 2023 KBS 연기대상은 오는 31일 오후 9시 25분, 장성규, 로운, 설인아의 진행으로 열린다. /elnino8919@osen.co.kr